류호정 “1987년 한국과 현재 홍콩 상황 닮아… 봄이 올 때까지 연대”
“한국의 촛불집회를 보고 용기를 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회를 이끌 수 있었다.”(조슈아 웡)
홍콩 민주화운동을 주도해온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조슈아 웡(黃之鋒)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10일 “한국이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했던 6월 항쟁도 청년이 주역이었다”며 한국 정치권이 홍콩 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요청했다. 6ㆍ10민주항쟁 33주년인 이날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의 화상 대담을 통해서다.
이날 화상 대담은 20대 젊은 정치인 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1996년생인 웡 비서장은 지난 2014년 ‘우산 혁명’으로 알려진 홍콩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고, 1992년생인 류 의원은 21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다. 류 의원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홍콩 시민을 응원하는 발언을 하자, 웡 비서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발언을 공유했고 이를 계기로 대담이 성사됐다.
웡 비서장과 류 의원은 대담에서 두 나라의 민주화운동 경험을 공유했다. 영화 ‘1987’ ‘택시운전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웡 비서장은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처럼 진실을 국제사회로 알리고 싶다”며 “국가보안법은 동아시아, 홍콩뿐 아니라 일본, 대만, 한국에도 영향 미치고 있다. 차별 없이 다같이 맞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웡 비서장이 언급한 국가보안법은 정치적 자유를 전면 제한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으로, 지난달 29일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통과시킨 법이다. 함께 대담에 나선 같은 당의 네이선 로 주석도 “독재정권의 잔혹한 폭력에 맞서는 한국 시민들을 보고 용기를 받았다”며 “홍콩의 민주화운동은 이제 시작이겠지만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류 의원은 “1987년 한국 상황과 현재 홍콩의 상황이 닮았다”며 “지금은 겨울이지만 홍콩도 봄이 올 수 있다고 본다. 그때까지 연대하겠다”고 화답했다.
웡 비서장은 홍콩 민주화운동에 국내 정치권의 더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홍콩 민주화운동에) 더 많은 입장을 표명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더 많은 한국 시민과도 교류하고 싶다”고 했다. 웡 비서장이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라고 비하했다고 보도한 일부 언론과 관련해선 “악의적인 제목으로 저를 오해하게 만드는 일은 처음 겪는다”고 해명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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