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욕설을 한 지인을 살해하려한 4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손동환)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서울 관악구 소재의 한 호프집에서 지인 B(38)씨가 술에 취해 이 곳의 여성업주 C씨에게 심한 욕설을 하자 B씨의 뺨을 때리고 흉기로 왼쪽 가슴을 1회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남겨졌다.
A씨는 해당 호프집을 11년간 다닌 단골손님으로 C씨에게 호감을 가져왔다. 그는 같은 술집에서 친분을 쌓은 지인 B씨가 평소 술에 취하면 C씨에게 욕설을 하는 데 불만을 품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 중 지난 2월 B씨가 또다시 C씨에게 폭언을 하자, B씨에게 “C씨에게 욕하지 마라. 내가 좋아하는 분이다”라고 말하며 B씨의 뺨을 때렸고, 이에 B씨가 대응하자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B씨를 찔렀다.
B씨는 다행히 흉기에 깊이 찔리지 않고, 곧바로 병원으로 응급후송돼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B씨가 먼저 인터넷으로 구입했으나 A씨가 맘에 들어하자 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인인 피해자와 술을 마시던 중 순간적으로 격분해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으로 사안이 무겁고 범행내용이 좋지 않다”며 “과거 폭력 범죄를 저질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피고인이 자숙하지 않고 더욱 위험한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피고인의 노모가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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