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여파로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1분기 해외 실적이 지난해 4분기 대비 1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이 지난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신고한 올해 1분기 매출(연결 기준) 공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1분기 해외매출은 전분기(2019년 4분기)에 비해 10.4%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 연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2월 중국 정부가 취한 14개 주요 성, 시 봉쇄조치로 인해 한국 기업의 중국 법인 및 현지 공장의 정상적 영업과 생산이 한 달 가까이 멈추었기 때문에 실적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해외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14.3%)와 전기·전자(-9.0%) 분야의 감소폭이 컸다. 자동차와 전기·전자의 해외 생산 비중은 각각 70%와 90%대인데,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상위 20대 기업의 대륙별 매출실적의 경우 중국·아시아 지역에서 11.8% 감소했다. 유럽과 미주 지역 또한 각각 13%, 5.4%씩 매출이 줄었다.
중국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는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등 ‘빅5’의 1분기 중국 매출은 전분기 대비 24.6% 급감했다. 특히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70% 감소했고, 삼성전자도 14.9% 떨어졌다. 반도체 단일품목 중심의 SK하이닉스만 중국 매출이 7.9% 증가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100대 기업의 2분기 해외매출은 전분기 대비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실장은 그 근거로 △4, 5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연속 감소했고 △중국을 제외한 미국, 유럽의 제조업 경기 회복이 더디고 △기업 실적 모니터링 기관이 10대 기업의 2분기 매출이 1분기 대비 9.3%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점 등을 들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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