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5.2% 역성장 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촌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란 암울한 예상이다.
WB는 8일(현지시간) 18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2020년 성장률을 1월 전망치(2.5%)보다 무려 7.7%포인트나 떨어뜨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4월 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3.0% 전망치보다 침체 폭이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WB는 일인당 소득 3.6% 감소를 예상했는데, 이는 수백만명을 극도의 빈곤으로 몰아넣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WB는 “2차 대전 이후 가장 심한 경기침체이며, (자료 분석을 시작한) 1870년 이래 최다 국가가 일인당 생산 감소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이나 통화ㆍ재정정책 실패, 전쟁 등 복합적 요인이 겹쳐 발생한 기존 위기와 달리 올해는 감염병 대유행이란 단일 사안으로 촉발된 최초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경제수준을 기준으로 보면 선진국과 신흥국ㆍ개발도상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7.0%, -.2.5%로 제시됐다. 유로존(-9.1%)의 침체 속도가 가장 가팔랐고, 미국ㆍ일본(-.6.1%)도 역성장을 면치 못할 것으로 추정됐다. 신흥ㆍ개발도상국 중엔 중국 정도만 플러스 성장(1.0%)이 점쳐졌고, 러시아(-6.0%) 브라질(-8.0%) 인도(-3.2%) 등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 예상치는 이번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WB는 내년에는 글로벌경제가 4.2% 성장으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일라 파자르바시오글루 WB 부총재는 “정신을 번쩍 들게 할 수치”라며 “이번 위기는 큰 도전 과제를 남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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