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을 상대로 지급됐지만, 시민들의 지급 수단 선택은 지역별로 엇갈렸다. 지역 내 화폐인 지역사랑상품권 신청 비율은 편차가 크게는 40배까지 벌어졌다.
재난지원금의 지역사랑상품권 신청은 전남에서 가장 활발했다.
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7일 자정 기준 전남에선 83만 8,446가구가 재난지원금을 받았고, 이 중 18만 6,626가구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재난지원금을 수령했다. 수급자 5가구 중 1가구(약 22%)꼴이다. 전남에 이어 인천(21.1%), 광주(19.1%), 강원(19.0%) 등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재난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지 않은 울산ㆍ세종ㆍ제주를 제외하면 14개 지방자치단체 중 신청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이었다.
서울에선 재난지원금을 받은 404만 9,486가구 중 불과 2만 3,779곳만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 수단으로 택했다. 약 0.5%에 해당하는 수치다. 생활권 혹은 인구수가 비슷한 인천과 경기(7.5%) 등 수도권과 비교해도 현격히 낮다.
이렇게 격차가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뭘까. 행안부 관계자는 “지역사랑상품권 선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자체는 실물 카드로 지역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서울은 지역사랑상품권이 모바일 기반(‘제로페이’)이라 사용을 낯설어해 많이 신청하진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시가 수 억원의 예산을 들여 적극적으로 투자와 홍보에 나섰지만, 그 행정력이 제로페이와 제로페이 기반 지역사랑상품권 사용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격자무늬 2차원 코드인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간편 결제서비스인 ‘제로페이’를 2018년 12월부터 도입했지만, 대중적 관심은 아직 낮은 분위기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1인 가구 김모(47)씨는 “지난 4월에 서울재난생활비를 받을 때 10%를 더 준다고 해 모바일 지역 상품권으로 받았는데 사용처가 제한돼 불편했다”며 “이번 정부 재난지원금은 사용처 제약이 덜할 거 같은 신용카드 포인트로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난지원금은 2,160만 가구(99.5%)에 지급됐다. 신용ㆍ체크카드 신청은 지난 5일 끝났지만, 각 지역 주민센터 등에선 8월18일까지 지역사랑상품권과 선불카드로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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