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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新냉전 전문가 인터뷰]“한국, 새로운 냉전의 톱니가 되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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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新냉전 전문가 인터뷰]“한국, 새로운 냉전의 톱니가 되어선 안돼”

입력
2020.06.09 07: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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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크로닌 허드슨硏 아태 안보석좌

“홍콩 탄압, 中 안보 저해… 美 정권 바뀌어도 中 도전 맞설 것”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책임론에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강행 등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한국도 어려운 선택을 요구받는 상황이다. 미국 워싱턴의 씽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7일(현지시간) 한국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이 새로운 냉전의 톱니가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시이에 끼인 채 갈등 상황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크로닌 안보석좌는 미중 간 경쟁이 첨예해지면서 주변 국가들이 선택을 강요받는 게 현실임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은 핵심적인 안보 이해를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굳건히 하는 동시에 중국과도 경제적 파트너십을 증진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_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 강행이 향후 미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홍콩 자치권에 대한 중국의 탄압은 중국이 다른 나라들에게 권위주의적 체제를 강요하고 있다는 미국의 보편적 우려를 더욱 강화시켰다. 중국은 국가안보라는 명목을 내세우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자신들의 명성과 안보를 스스로 해치고 있는 것이다.”

_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문제를 두고 중국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으나 수사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거친 레토릭을 구사하면서도 미중 무역합의가 깨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연말 대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의 정책ㆍ성명, 선거 캠페인의 수사 등은 모두 국내 대중과 소통하는 데 치우치다 보니 왜곡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장기적인 외교나 통상 정책을 가늠하는 명확한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 어쨌든 미국은 자유를 질식시키는 중국에 맞선 홍콩인들의 목소리를 증폭시키도록 계속 도울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제한돼 있다. 예컨대 영국이 홍콩인들에게 영국 시민권을 줄 수 있다고 제안한 것은 장려할 만하지만, 그렇다고 이 제안이 홍콩을 통제하려는 중국의 강경한 정책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_대선 이후에 미중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만약 민주당이 집권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만약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트럼프 정부의 공식적인 대중 전략만큼 강경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양당을 불문하고 모든 미국 대통령들은 중국의 도전에 맞서 미국의 경쟁력과 안보를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무역 및 외교 협력을 유지해야 하는 엄청난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_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적 성향 때문에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이 동맹과 다자무역협정, 소프트 파워의 진가를 다시 고찰하기 시작하면 전략적 영향력을 구축하는 데 있어 지금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_미중 갈등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두 나라가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길은 없을까.

“미중 경쟁이 격해지면서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두 핵 강국이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촉발시키지는 않겠지만, 다른 나라들이 첨단기술 표준부터 미사일 배치까지 모든 것을 두고 어려운 선택을 강요 받게 될 것이다. 다만 두 나라 간 지정학적인 경쟁이 더욱 심화하는 동안에도 협력이 가능한 중요한 분야들은 계속 있을 것이다.”

_미중 경쟁이 격해지면서 한국 역시 양자택일식 선택을 요구 받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미국과는 오랜 동맹이지만, 중국 역시 중요한 경제 파트너다.

“북한의 핵무기를 억제하는 한국의 특정한 목표와 민주적 시장경제 체제를 유지하려는 많은 한국인들의 바람은 미국과 지속적이고 강력한 동맹관계를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동시에 다른 아시아ㆍ태평양 국가들처럼 한국은 핵심적인 안보 이해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면서도 중국과 우호적인 경제적ㆍ외교적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새로운 냉전의 톱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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