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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들의 취미생활은 옛말… 예능 정복한 낚시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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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들의 취미생활은 옛말… 예능 정복한 낚시의 맛

입력
2020.06.08 15:1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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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방송 중인 장수 낚시 프로 ‘도시어부’ 시리즈. 채널A 제공
2017년부터 방송 중인 장수 낚시 프로 ‘도시어부’ 시리즈. 채널A 제공

‘아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낚시가 예능 프로그램을 접수하고 있다. 낚시 인구 1,000만명 시대, 방송계가 새삼 낚시를 재조명하고 있는 셈이다. 대자연에서 펼쳐지는 각본 없는 에피소드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출연자의 말 재간에 의존한 예능에 식상한 시청자들을 낚아 올리고 있다.

8일 방송가에 따르면 JTBC는 ‘아이돌 피싱캠프’라는 예능 프로를 18일부터 선보인다. 가수 토니안을 단장으로, 개그맨 이진호, 가수 한승연 등이 출연한다. 초보 낚시꾼들이 세계 낚시 대회에 출전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성장기 형식으로 다룬다. 제작사 관계자는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경쟁하는 모습을 통해 조용한 레저 활동으로만 알려져 있는 낚시 세계의 치열함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낚시는 최근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채널A는 2017년부터 낚시광으로 알려진 배우 이덕화와 방송인 이경규를 내세운 ‘도시어부’ 시리즈를 방송 중이다. 지난 5월 MBC에브리원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낚시 예능 ‘주문 바다요’를 편성했다. SBS도 지난해 4월 4부작짜리 예능 ‘전설의 빅피쉬’를 방송한 바 있다. 취향의 세분화가 이뤄진 온라인 세상에선 더 말할 것도 없다. 젊은 여성낚시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앵쩡TV’(구독자 21만명)나 낚시 전문 방송채널 FTV가 운영하는 ‘복면낚시왕’ 등이 대표 방송으로 꼽힌다.

낚시전문 채널 FTV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코너 ‘복면낚시왕’은 유쾌한 입담으로 낚시꾼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낚시전문 채널 FTV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코너 ‘복면낚시왕’은 유쾌한 입담으로 낚시꾼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방송사들이 낚시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낚시 인구가 늘어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통계를 보면, 국내 낚시 인구는 2015년 677만명에서 2018년 800만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는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 5명 중 1명이 낚시를 하는 터라 방송사 입장에선 시청자 확보에 유리한 소재다.

또 바다나 강처럼 탁 트인 자연에서 촬영하는 낚시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청량감을 안겨준다. 특히 배낚시의 경우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해역이나 무인도로 가는 경우가 많아 이색적 풍경이 안겨주는 대리만족이 엄청나다. 낚시 예능에 유명 낚시 포인트로 소개된 제주 추자도, 전남 거문도 등은 일반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위험 요소도 상당하다. 자연을 무대로 삼다 보니 날씨나 물때 등 기상여건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정해진 날짜에 고정적으로 내보내야 하는 방송사로선 제작 과정이 까다롭다. 방송사 관계자는 “촬영 당일 혹시라도 낚시배가 못 뜰까 걱정돼 온 제작진이 일기예보만 지켜본다”며 “출연진, 스태프의 몸 상태도 수시로 확인해야 해서 늘 신경이 곤두서있다”고 전했다. 기껏 촬영을 나갔는데 물고기가 안 잡혀 허탕치는 날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낚시 프로그램을 못 놓는 건, 바로 그 ‘운’ 때문이다. 낚시 예능에선 자신만만해하던 고수가 한 마리도 못 잡는 동안 초보자가 대어를 낚아버리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꾼들끼리 ‘어복(魚福)’이라 부르는 요소다. 이건 각본을 짤 수 없는, 낚시 예능이 시청자를 짜릿하게 낚아 올리는 부분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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