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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는 마음에 화재 현장 주택가에서 90대 노인 구한 투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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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는 마음에 화재 현장 주택가에서 90대 노인 구한 투캅스

입력
2020.06.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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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대구 수성구 3층 상가건물 화재현장 인근 수색하다 인명 구조 

대구 수성구 범어지구대 근무하는 강춘석(왼쪽)경위와 강경태 경장이 지난달 30일 화재 현장 인근에서 90대 노인을 구한 주택가를 가리키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 수성구 범어지구대 근무하는 강춘석(왼쪽)경위와 강경태 경장이 지난달 30일 화재 현장 인근에서 90대 노인을 구한 주택가를 가리키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 수성구 범어지구대 강춘석(왼쪽) 경위와 강경태 경장이 화재 당시 현장에서 노인을 구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 수성구 범어지구대 강춘석(왼쪽) 경위와 강경태 경장이 화재 당시 현장에서 노인을 구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사고현장에는 순간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이 인명구조로 이어져 기쁩니다.”

대구의 한 지구대 경찰관들이 화재 현장 인근 주택가에서 연기에 질식할 뻔한 90대 노인을 구조했다.

대구 수성경찰서 범어지구대 강춘석(57) 경위와 강경태(29) 경장은 지난달 30일 낮 12시30분쯤 수성구 한 3층 상가건물 1층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화재는 금방 진화됐지만, 현장 인근 주택가는 검은 연기로 덮였고 유독가스가 코를 찔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장 인근을 살피던 강 경장의 눈에 고무신 한 켤레가 들어왔다. “사람이 있다.”

강 경장은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연기가 자욱한 거실 아래 작은 체구의 노인이 웅크리고 있었다. 강 경장은 재빨리 노인을 안아 올려서 밖으로 나왔다. 구조대로 인계된 할머니는 응급처리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조금만 늦었어도 연기에 질식해 변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 입문 2년차인 강 경장에게 인명구조는 처음이었다. 그는 “평소 선배들의 조언을 새겨들은 덕분”이라고 밝혔다. 함께 출동한 강 경위는 그의 가장 든든한 조언자다. ‘현장 상황 백과사전’으로 통하는 그는 후배들에게 현장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안들을 꼼꼼하게 일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두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사안들이다.

강 경위가 후배들에게 심폐소생술을 강조하는 것도 초임 시절에 심정지가 온 할아버지를 업고 병원으로 뛰면서 몸이 서서히 굳어가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심폐소생술만 알았더라면 생명을 구했을 것이란 아쉬움이 지금도 여전하다.

강 경위는 “후배들이 잔소리로 여기지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도움이 될 것 같아 틈날 때마다 경험을 전수해왔다”고 말했다. 강 경장도 “’늙은 사공이 물길을 안다’는 속담이 있듯 선배들의 조언이야말로 현장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 지침”이라며 “선배들의 경험담을 책으로 엮어 현장 경찰 교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wih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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