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악화가 심화되면서 지난달 지급된 구직급여(실업급여)도 1조원이 넘었다. 한 달 지급액으론 역대 최대 규모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5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1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75억원(33.9%) 늘었다. 증가율은 지난 4월(34.6%)에 비해 소폭 둔화됐지만 지급액 규모는 지난 3월 이후 매월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5월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11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00명(32.1%) 늘었다. 역시 4월 신규신청자 증가폭(33.0%)에 비해 다소 둔화됐지만 고용난이 계속되는 추세다. 전체 구직급여 수혜자는 67만8,000명으로 늘었다.
구직급여 지급액 급증은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고 실업이 늘면서 예상됐던 바다. 고용부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신청자가 늘어난다면 올해 약 12조원이 넘는 구직급여를 지급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구직급여 총 지급액만 4조4,244억원. 이에 고용부는 구직급여 본 예산(9조5,158억원)에 더해 최근 발표한 3차 추경예산안에 3조3,938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도 3월 이후 계속 둔화하고 있다. 5월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82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5만5,000명) 늘었다. 5월 기준 역대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29세 이하 가입자 수는 6만3,000명 줄어 지난 4월 4만7,000명에 비해 더 쪼그라들었다. 30대 가입자는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이나 지난달 6만2,000명이 줄어 역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청년층 가입자 수가 줄어든 건 기업 신규채용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기 악화로 청년층이 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서비스업에서 채용이 둔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943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4,000명 늘었다. 지난 2월까지 월평균 약 40만명이 증가한 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특히 숙박ㆍ음식업의 신규가입자 수는 3,000명 줄었다. 제조업 신규가입자 수는 지난달 5만4,000명 줄어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번 조사는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특수고용직노동자와 임시일용직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3차추경안이 통과되는 대로 일자리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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