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군부대를 동원해야 한다는 외부 기고를 실어 논란을 일으켰던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 에디터가 결국 사임했다.
7일(현지시간) NYT는 제임스 베넷 오피니언 에디터가 사임했다고 밝혔다. 오피니언 에디터는 NYT에 실리는 외부기고ㆍ칼럼ㆍ논설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NYT 발행인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린 베넷 에디터가 최근 요구되는 변화 과정에 발맞춰 팀을 이끌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사임 상황을 설명했다. 또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지난주 우리의 편집 절차에서 중대한 문제점을 발견했다”며 “이는 최근 몇 년간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NYT는 지난 3일자 신문에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의 “군대를 투입하라”는 외부 기고를 실어 언론사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이 기고에서 코튼 상원의원은 “단 한가지, 범법자들을 해산시키고 구금해 궁극적으로 단념시킬 압도적인 힘의 행사만이 거리의 질서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팎으로 거센 비판이 쏟아지자 베넷 에디터는 지난 5일 “이 기고는 보도되지 말았어야 했다. 이런 기사를 걸러내는 절차가 붕괴된 탓”이라며 사과했다.
최근 시위와 관련해 미 주요 언론사의 주요 인사가 사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역매체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스탠 비슈노프스키 편집장은 시위 과정에서 역사적인 건물들이 파괴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에 “건물들도 중요하다”는 조롱성 제목을 달아 보도해 조직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 사임했다. NYT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뉴스 편집국에까지 퍼진 것”이라며 “기자와 다른 직원들의 리더십도 도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넷 에디터의 후임에는 케이티 킹스베리 부에디터가 선정됐다. 킹스베리 부에디터는 미 대선이 있는 11월까지 NYT 오피니언면을 총괄한다. 한편, 외부 기고를 담당했던 짐 다오 부에디터는 좌천되어 편집국 내 다른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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