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개 농가 확진, 의심 신고도 잇따라
충북의 과수화상병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감염 농가가 급증하면서 피해 면적이 130ha를 넘어섰다.
7일 충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도내에서 과수화상병 확진을 받은 농가는 220곳으로 전날보다 44곳이나 늘었다. 새로 확진된 농가는 대부분 충주와 제천 지역의 사과 과수원이다.
이에 따라 매몰처리 해야 할 피해 과수원은 132.5.ha로 증가했다. 감염병은 무섭게 번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충주시 산척면의 한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 신고가 들어온 지 20일 만인 지난 6일 100ha를 돌파했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지난해 과수화상병 피해 규모(88.9ha)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의심 신고 건수도 계속 증가해 현재 총 380건에 달한다. 충주가 301건으로 가장 많고 제천 71건, 음성 7건, 진천 1건으로 조사됐다.
의심 신고에 따라 현재 농촌진흥청에서 정밀 진단중인 농가는 65곳에 달한다.
당국은 과수화상병으로 확진되면 해당 농장의 과수를 매몰 처분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서 50개 농가 28.9ha의 과수원을 매몰 처리했다.
충북농업기술원은 과수화상병이 나타난 직후부터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운영중이다.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협조해 간이진단을 늘리면서 확진 시 신속하게 매몰 처분에 나서고 있다.
도농업기술원 측은 “올해는 예년보다 발병 시기와 확산 속도가 빨라 훨씬 피해가 큰 상황”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더위가 시작되면서 의심 신고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ㆍ배 나무에 피해를 주는 세균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사과나무는 줄기와 잎이 구부러지거나 붉게 마르고, 배나무는 잎이 검게 말라 죽는다. 전염 속도가 빠르고 치명적이지만 감염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특별한 약제도 없어 마치 ‘코로나19’를 연상케 하다. 현재로선 병이 발생하면 과수나무를 전량 매몰 처분하는 것이 유일한 대응법이다.
충북에서는 2015년 처음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2016년과 2017년 2년 동안은 잠잠하다가 2018년 다시 35개 농가에서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충주 등 북부지역 과수원 145곳(88.9ha)을 휩쓸었다. 이 해 피해 보상금만 270억2,000만원에 달한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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