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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경기 포기급’ 코치 말소, 구단주가 나서야 한다

입력
2020.06.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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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덕 한화 감독. 연합뉴스
한용덕 한화 감독. 연합뉴스

한화의 단일 시즌 구단 최다 연패 타이기록 불명예는 예견된 일이었다. 상대가 1위를 달리는 NC에, 최고투수 구창모였다는 사실 이전에 스스로 경기를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다.

한화는 6일 대전 NC전을 앞두고 이해하기 힘든 코치 엔트리 말소를 단행했다. 장종훈 수석코치, 김성래 메인 타격코치, 정현석 보조 타격코치, 정민태 메인 투수코치를 1군 엔트리에서 한꺼번에 제외했다. 엔트리에는 없는 박정진 불펜 투수코치도 내보냈다. 코치진 변경은 연패에 빠져 있는 팀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더러 하는 조처다. 그런데 한화는 대신할 코치들을 올리지도 않고 경기를 치렀다. 2군 코치들과의 보직 이동을 발표한 건 경기가 끝난 후다. 이날 한용덕 감독 곁엔 단 한 명의 투타 코치도 없었다. 그나마 투수코치 출신인 한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투수 교체를 하기도 했지만 타격 지도자는 전무했다. 남은 코치는 전형도 작전코치, 채종국 수비코치, 고동진 주루코치, 차일목 배터리코치 등 4명뿐이었다.

말소된 코치들은 이날 오전 경기장에 정상적으로 출근한 뒤 엔트리 말소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성적 부진에 따른 코치진 변경은 감독과 구단이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1ㆍ2군 이동 보직을 확정ㆍ발표하는데 한화는 뭐가 급했는지 대체할 코치들을 정하지도 않고 말소부터 했다. 해당 코치들은 2군이나 육성군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도 받지 못한 채 경기를 앞두고 짐을 싸 귀가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 대해 구단의 압박이냐, 한 감독의 결정이냐를 두고 여러 말이 오간다. 어느 쪽이든 양자가 조율을 거쳤다면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을 리 없다. 한화 구단은 한 감독의 의견이라 밝혔는데 정황상 구단의 코치진 일부 변경 권유에 반발한 한 감독의 즉흥적인 결정이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는다.

한화는 2-14로 대패했다. 구창모 연구에 온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타자들에게 긴밀한 조언을 해 줄 타격코치 없이 경기를 치렀다는 건 직무유기에 가깝다. 지상파 생중계까지 된 경기였다. 모 해설위원은 “야구팬을 무시하고 프로이기를 포기한 행태다. 구단주가 격노했을 것이다. 13연패보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1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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