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ㆍ요미우리신문 공동 여론조사]
“비핵화 위해 북한 압박해야” 한국인 9.5%↓ 일본인 3% ↓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이후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한일 양국에서는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해법으로 김정은 정권과의 ‘대화’를 꼽는 여론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남북협력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한국에선 비핵화 방법론으로 대화를 우선적으로 꼽은 응답 비중이 지난해보다 더 늘었다.
한국에서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을 포기시키기 위해선 대화와 압박(경제 제재 등) 중 무엇을 중시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47.5%가 “대화를 중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압박을 중시해야 한다”는 응답(24.4%)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대화 중시’ 응답은 지난해보다 4.5%포인트 증가한 반면 ‘압박 중시’ 응답은 지난해보다 9.5%포인트 감소했다.
대화를 강조한 답변은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대북 포용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던 2017년 여론조사(44%) 때보다도 더 많았다. 남북관계가 지금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정부가 부진한 북미 대화만 바라보는 대신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협력 공간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거듭 강조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경우 ‘압박 중시’(45%) 응답이 ‘대화 중시’(41%)보다 많았지만 두 응답 사이의 격차는 지난해 7%포인트에서 올해 4%포인트로 줄었다. ‘압박 중시’ 의견 자체가 지난해(48%)보다 다소 줄어든 결과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지지율 하락과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정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외교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 모두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인 응답자 중에선 50.1%가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대답했고, 일본에서 ‘부정 평가’ 답변이 50%였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대답은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36.8%, 38%로 나타났다.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국 대선 등의 영향으로 좀처럼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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