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해외 생활하며 차별 겪어…미래에는 그런 것들 없어졌으면”
K리그 맏형 이동국(41ㆍ전북)이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참여했다. K리그1(1부리그) FC서울전에서 득점한 뒤 펼친 골 세리머니를 통해서다.
이동국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K리그1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9분 전북의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한교원과 함께 한구석으로 달려가더니 어시스트를 한 한교원(30)과 함께 한쪽 무릎을 꿇었다. 수비수 김민혁(28)도 다가와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을 담은 세리머니였다. 경기가 정상 진행 중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골 세리머니로 등장했고,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재개하지 않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 첼시 등의 클럽하우스에서도 무릎 꿇기 시위는 이어졌다.
이동국은 지난달 8일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공식 개막전에서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 골을 뽑아내고서는 ‘덕분에 세리머니’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고 개막해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2020시즌 K리그의 ‘1호 골’이었는데, 코로나19 치료에 헌신하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의미의 ‘덕분에 세리머니’로 K리그의 품격을 세계에 알렸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동국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일이고, 저도 외국 생활을 할 때 그런 차별을 느낀 적이 있었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미래 세상에는 그런 것들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이날 후반 27분 한 골을 더 보탠 이동국은 어느새 시즌 3골로 득점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첫 선발 출격과 함께 멀티 골을 폭발, 팀의 4-1 대승을 이끌어 이름값을 해냈다. 그가 보유한 역대 K리그 개인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은 227골로 늘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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