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가보자”는 북한…‘한반도의 봄’ 2년 만에 물거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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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까지 가보자”는 북한…‘한반도의 봄’ 2년 만에 물거품 위기

입력
2020.06.0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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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지는 군사합의 파기ㆍ개성공단 철거 우려 

 문재인 정부 남북관계 성과 ‘휘청’ 

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4월 27일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손을 맞잡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갔다가 다시 남측 지역으로 내려오는 역사적인 장면을 보여줬다. 고영권 기자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는 우리 정부의 발표에도 북한이 5일 또 한번 강한 비난과 함께 개성공단의 남북연락사무소 철폐를 예고했다. 2018년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계기로 한반도를 감쌌던 화해 분위기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이날 오후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또 “적은 역시 적”이라며 “갈 데까지 가보자”라고 경고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대남사업 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들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에 착수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을 총괄한다’는 사실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전날에도 김 제1부부장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개인 명의 대남 담화에서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북남 군사합의 파기 등을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이 ‘삐라’(대북전단)를 이유로 이틀 연속 남측을 향한 강공을 쏟아내자 남북 관계가 ‘대립의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남북군사합의와 남북연락사무소는 문재인 정부가 그간 남북관계에서 거둔 최대 성과로 자부하는 것들이다. 북한은 의도적으로 문 정부의 성과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체결된 군사합의는 남북이 군사적 대립을 끝낼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란 기대가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재는 우리 인원들이 철수한 남북연락사무소도 남북 간 상시 소통이 이뤄지는 공간이라는 상징성을 지녔다.

북한이 2016년 가동이 전면 중단된 개성공단 완전 철거까지 현실화한다면 북핵 문제 진전에 따라 개성공단 재가동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려던 문 정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통일전선부가 “남측과의 일체 접촉공간들을 완전 없애버리기 위한 결정적 조치”까지 언급한 것으로 미뤄 군 통신선 등 연락 채널마저 끊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법안 제정 의지를 밝혔는데도 북한이 더 강하게 반발하는 건 대북전단은 표면적 이유일 뿐 남북관계에 더 이상의 미련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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