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부터 ‘반쪽 국회’… 與, 53년 만에 단독 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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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반쪽 국회’… 與, 53년 만에 단독 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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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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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일방적 소집” 항의 퇴장… 반쪽 표결로 의장에 박병석 당선

與 “일하는 국회 약속” 명분… “문만 열면 일하는 국회 되나” 비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첫 본회의에서 항의 후 본회의 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시스

21대 국회가 결국 ‘반쪽’으로 출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188석의 범여권 연합(정의당ㆍ열린민주당 등)은 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과 민주당 몫의 국회부의장을 뽑았다. 미래통합당은 ‘교섭단체 합의 없는 일방적 본회의 소집’에 항의하고 집단 퇴장, 입법부 수장이 ‘반쪽’ 표결로 당선됐다.

여야는 ‘일하는 국회’를 약속했지만, 어김없이 ‘싸우느라 일 못하는 국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협치 환경을 차곡차곡 다지기보다 원칙만 강조하는 민주당의 위험한 속도전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국회가 여당 단독으로 문을 연 것은 1967년(7대 국회) 이후 53년 만이다. 국회 상임위원장 정당별 배분을 포함한 원구성 협상을 마치고 개원하는 것이 국회 관례였지만, 민주당은 188석 대 103석(통합당)이라는 수의 힘으로 밀어붙였다.

이날 본회의에선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에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부의장에 김상희 의원이 선출됐다. 제1 야당인 통합당 몫의 부의장은 선출하지 않았다. 국회의장단부터 비정상적 형태로 출범한 것이다.

민주당은 개원 강행 명분으로 ‘국회법에 따른 정시 개원으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논리를 내세웠다. 국회가 법정 시한을 지켜 개원한 건 ‘새 국회 임기 시작 후 7일 내 첫 본회의를 개최하라’는 내용이 국회법에 명시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문만 연다고 일하는 국회가 되는 건 아니라는 데 맹점이 있다. 다양한 정치 세력으로 구성된 국회는 대화와 타협 없인 작동하지 않는다. 그간 여야가 ‘늑장 개원’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원구성 협상에 공을 들인 건 ‘여야가 함께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지향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통합당을 압박하는 속내가 법제사법위원장 지키기에 있다는 관측도 무성하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에서 “여당이 의석 수가 많다고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국회 존재의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회의장이 없는 상황에선 교섭단체 합의 없이 본회의를 열 수 없기 때문에 오늘 본회의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5일 제21대 국회 본회의에서 상반기 국회의장으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동료 의원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다선 연장자가 임시 국회의장을 맡는다는 국회법 규정에 따라 이날 본회의 사회는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봤다. 국회법은 임시 의장의 역할을 국회의장 선거에 한정하고 있어 본회의 소집 권한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국회의장 부재 상태에선 여야 합의가 본회의 소집 필수 요건’이라는 게 주 원내대표 논리다.

반면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에서 “법정시한 내 본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국회법과 헌법을 준수하는 것”이라며 “교섭단체가 협조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못 연다는 것은 반헌법적 주장”이라고 맞섰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도 밀어 붙일 태세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과거 관행으로 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원칙대로 행동하겠다”고 했다. 국회의장단 선출로부터 3일 뒤에 상임위원장단을 뽑도록 하는 국회법 규정을 지켜야 하므로, 통합당이 법사위원장을 양보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그러나 17대 국회 이후 법사위원장은 원내 2당의 몫이었다. 제1당을 견제할 장치를 둬야 한다는 취지였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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