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건정심에서 의결
앞으로 가벼운 질병을 앓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환자가 의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또 상급종합병원이 경증환자 외래진료를 시행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는 대가(수가)도 줄어든다.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지정된 상급종합병원이 중환자나 희귀질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개편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5일 올해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복지부가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의 후속조치다. 단기대책은 경증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중소형 병원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먼저 건정심은 상급종합병원이 중환자 위주로 진료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중환자실 입원료와 다학제통합진료료 등의 수가를 인상하기로 했다. 중환자실 입원료는 10% 인상하는 한편, 희귀ㆍ난치 질환자 등 중증환자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동시에 진료하는 다학제통합진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수가를 인상한다. 의사 4명이 참여할 경우, 다학제통합진료료는 현행 9만4,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약 30% 인상된다.
무엇보다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는 경증환자의 의료비 본인부담률을 현행 60%에서 100%로 높인 점이 눈에 띈다. 다만 불가피한 이유로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해야 할 경우, 새로운 본인부담률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밖에 상급종합병원이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외래진료의 경우, 의료기관에 지급하던 외래 의료질 평가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또 같은 의료행위라도 상급종합병원이 시행하면 더 높은 수가를 지급하도록 하는 기준인 종별가산율도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또 현재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하던 지역 병원과 상급종합병원과의 진료의뢰ㆍ회송 체계를 모든 상급종합병원의 의뢰에 적용되도록 전면 확대한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의원이 같은 시도의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 진료를 의뢰할 경우 수가를 가산한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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