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감금 아동 학대 사건에 임은정 “못난 어른들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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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감금 아동 학대 사건에 임은정 “못난 어른들 책임”

입력
2020.06.0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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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용 가방에 7시간 갇혔다 끝내 숨진 9세 어린이 사건 

 임은정ㆍ서지현 검사 “사회는 어쩌다 아이들을 잃어갔나” SNS 추모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여행용 가방에 의붓아들을 7시간 넘게 가둬 중태에 빠뜨린 계모 사건에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와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추모의 뜻을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4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아동학대 관련 범죄 사건을 다룬 일화를 전했다. 그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기 훨씬 전 10여 년 전 제가 담당했던 상해치사 사건의 논고문”이라며 당시 사건에 대해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어린아이 목숨값이 겨우 징역 5년이구나 싶어 치가 떨리다가 법원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못난 공판 검사로 자책하다가 제 마음을 지옥을 헤맸었다”고 되돌아봤다.

임 부장검사는 “세상이 돌아봐 주지 않으면 죽음조차도 가볍게 취급되기 마련”이라며 “많은 시간이 흐르고 많은 죽음이 쌓여 사회가 제법 바뀌긴 했지만, 우리 사회는 학대 받는 아이들이 보내는 숱한 구조 신호를 여전히 놓치고, 늘 뒤늦게 미안해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여행용 가방에 갇혀 중태에 빠진 뒤 끝내 숨진 9세 A어린이를 향해 “못되고 무신한 어른들이 없는 하늘에서 행복하렴. 미안하다”라고 추모했다. 그러면서 “황망한 죽음을 또 접하고 마음이 너무 아파 하늘나라에 이미 간 아이들과 여행가방에 갇혀 죽어간 아이를 생각하며 오늘도 여전히 살아가는 못난 어른의 책임을 곱씹으며 흰 국화를 제 담벼락에나마 올린다”고 밝혔다.

서 부부장검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A어린이를 향한 추모의 글을 남겼다. 서 부부장검사는 A어린이가 갇힌 가방의 크기를 가늠하며 “고개도 못 들었겠구나. 숨도 쉬기 어려웠겠구나. 발목은 접히고 무릎도 못 폈겠구나. 이미 감각이 없어진 팔은 힘겹게 마지막 숨을 고르던 아이를 꼭 안아줬을까”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을 맡고 있는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검사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그는 “생각하지 않으려 고개를 저어댈수록 자꾸만 더욱더 선명히 그려지는 아이의 마지막 모습”이라며 “이 사회는 어쩌다 이렇게 아이들을 잃어가게 되었을까”라고 지적했다. 서부부장 검사의 글에 누리꾼들은 “좁은 가방에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아홉 살 아이의 가장 긴 고통의 시간을 생각하면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그 아이를 전혀 몰랐던 저도 기사를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유**), “너무 고통스러워서 기사를 읽기도 힘들었다.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 예방에 더 많이 노력했으면 좋겠다”(Oh******) 등의 댓글로 공감했다.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A어린이는 1일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3일 오후 끝내 숨지고 말았다. 병원 측 소견에 따르면 가방 속에 웅크린 자세로 장시간 갇힌 탓에 산소 부족으로 장기 등이 손상돼 사망한 것으로 판단됐다.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5일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A군을 가방에 가두는 등 학대를 한 계모 B(43)씨를 3일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A군의 사망 이후 B씨에게는 아동학대 치사 혐의가 추가 적용됐다.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의붓어머니가 3일 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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