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유출 고객정보는 실명법 예외”… 금융당국 “예외 인정할 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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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유출 고객정보는 실명법 예외”… 금융당국 “예외 인정할 선 넘었다”

입력
2020.06.0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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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명동 사옥. 하나금융 제공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 피해고객 1,000여명의 금융거래 정보를 동의 없이 자문 법무법인에 유출한 하나은행(본보 5일자 1면)이 ‘금융실명법 위반’이라는 금융당국 판단에 5일 “법이 허용하는 예외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의 주장 근거까지 이미 검토했지만 예외를 인정할 선을 넘었다”며 “실명법 위반이 맞다”고 반박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하나은행은 고객 1,000여명의 거래정보를 로펌에 넘긴 행위는 금융실명법 4조 1항 5호에 따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실명법은 고객 동의 없는 금융정보 제공을 일부 예외만 제외하고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다만 하나은행이 주장처럼 ‘금융사 내부 또는 금융사 등 상호간 업무상 필요한 거래정보를 사용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공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또 “시행령을 보면 금융사의 위탁이나 계약에 의해 그 금융사의 업무 일부를 처리하는 경우에도 제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로펌은 자문계약을 맺은 주체이고, 판매 계좌에 한해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하나은행이 금융실명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논리를 이미 따져봤지만, 예외를 허용할 선을 한참 넘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우선 하나은행이 자체 점검을 통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뒤, 향후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넘긴 ‘DLF 피해고객의 거래정보’는 법이 예외로 인정하는 ‘금융사 내부 또는 금융사 등 상호간 업무상 필요한 거래정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예외는 금융사 내부나 금융사 간에 영업 등 정상 업무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라며 “불완전판매로 고객에 피해를 입힌 금융사가 소송에 대비하는 행위는 정상 업무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하나은행이 로펌에 제공한 거래정보의 종류와 수가 ‘최소한의 범위’도 훨씬 넘어선 것으로 당국은 판단했다. DLF 소송 대비용으로 넘기는 것도 위법인데, DLF 소송과 관련이 없는 다른 금융자산 정보까지 함께 유출했다는 것이다.

실제 하나은행은 1,000여명 고객의 DLF 가입 정보 외에 다른 계좌번호, 금융자산 규모 등 수십가지 정보도 함께 로펌에 넘겼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제공한 정보를 보면 법이 인정하는 예외의 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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