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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제한 명령에도 강행한 치과의사회 대규모 행사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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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제한 명령에도 강행한 치과의사회 대규모 행사장 가보니…

입력
2020.06.05 15: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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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이라 참석자 많지 않았지만… 주말 학술대회가 고비

논란 의식한 듯 주최측 방역에 신경 쓰는 모습

5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제17회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시덱스 2020·SIDEX 2020)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거리두기 등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5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제17회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시덱스 2020·SIDEX 2020)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거리두기 등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이렇게 모여 계시면 안 됩니다. 거리 간격 유지해주세요!”

서울시의 긴급 집합제한명령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치과의사회 주최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대형전시관에서 개막한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SIDEX2020, 시덱스)’ 행사장. 입장이 시작된 12시 30분쯤 주최측이 취재진을 이끌며 행사장을 함께 둘러보는 도중 주변에 있던 서울시 관계자들이 소리쳤다. 행사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순간적으로 한곳에 집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어긋나서다. 주최측 관계자들과 취재진은 즉시 서로 물러서며 거리를 유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대비해야 하니 개인간 거리두기를 꼭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치과의사 7,000여명이 참석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큰 주목을 받았던 이 행사의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교회나 콜센터, 방문판매점 등을 중심으로 수도권 곳곳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산발적으로 이어져 지역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긴장된 상황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집합제한명령에도 주최측은 “1년 이상 준비해오고 지난해 12월 모든 준비가 완료된 행사라 갑자기 취소할 수 없었다”며 행사를 강행했다. 집합제한명령은 ‘금지 명령’이 아니므로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시와 방역당국의 강한 ‘엄포’ 때문인지 우려했던 것과 달리 전시장은 상당히 한산했다. 취재진 외에는 관람객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였다. 비어 있는 부스도 곳곳에 있었다. 한 행사진행요원은 “평일에도 북적이던 지난해와는 확연히 분위기가 다르다”고 귀띔했다. 주최 측은 “평일이라 개원의 등 치과산업 종사자들 방문이 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서울시와 강남구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행사장 곳곳에 배치된 서울시와 강남구의 보건ㆍ방역 담당 관계자 30명은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행사관계자와 관람객들이 거리두기, 마스크와 투명 안면가리개 착용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제한명령에 따라 행사를 진행할 경우 △출입자 명부관리(성명, 전화번호, 신분증확인, 4주 보관 후 폐기) △출입자 및 종사자 증상확인 및 최근 2주 사이 해외여행력 있는 사람, 유증상자 출입금지 △마스크 착용 △방역관리자 지정 △이용자간 2m 간격 유지 등을 준수해야 한다.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주최측도 방역에 부쩍 신경을 썼다. 참여 업체를 지난해 258곳에서 절반 수준인 124개로 축소했고, 예년에 가능했던 일반인 관람을 올해는 제한해 사전 등록한 치과의사나 치위생사, 치과산업 종사자만 입장을 허락했다. 또 전시장 내 부스나 테이블을 서로 멀찍이 떨어뜨렸고, 곳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관람객들이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테이블에는 투명 칸막이가 설치됐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음식물 섭취를 금지한다는 안내 방송도 주기적으로 나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교적 방역수칙을 잘 준수한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말인 6일과 7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치과의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종합학술대회가 옆 행사장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학술대회는 양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여러 발표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예정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말에도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지켜보고, 유사시 즉각 대응할 것”이라며 “확진자가 발생하면 치료비, 방역비 등 손해배상이나 구상권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주최측 관계자는 “학술회의장도 테이블을 빼고, 참석자들의 거리도 유지하도록 의자를 배치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준수했다”며 “행사가 논란이 되자 사전등록을 취소한 치과의사도 상당해 최종 등록자는 5,500명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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