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인데 너무해”… 삼성,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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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위기인데 너무해”… 삼성,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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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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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4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유리문에 직원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4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그룹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삼성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검찰이 아닌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 맡겨달라며 전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 소집 신청을 낸 지 이틀 만에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강행하면서 내부에선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비판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삼성은 이날 검찰 구속영장 청구에 관해 “공식 입장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미·중 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시점에 터진 총수 구속 위기에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삼성 안팎에서는 “경영 위기 상황에서 너무 한다” “기어이 구속을 하겠다는 심산인데 검찰 수사를 신뢰하기 힘들다” 등의 목소리도 전해졌다.

글로벌 경영 위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굵직한 현안을 풀어나가는 중이었다는 점에서 위기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6일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적 경영 승계를 않겠다는 발표와 ‘무노조 경영’ 폐지, 시민사회와의 적극적 소통을 약속한 바 있다.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자리였다.

이후 이 부회장은 적극적인 현장 경영을 펼쳐 왔다. 지난달 13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만나 전기차용 배터리 등 차세대 사업 협력을 논의했고,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직접 방문해 현황을 체크한 뒤 경기 평택사업장 반도체 생산기지에 18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최근 들어 적극적 경영 활동을 펼치던 총수가 재구속되면 경영 차질 역시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바 있다.

재계에선 장기적인 기업 흔들기는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는 것이란 날 선 비판이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삼성은 투자, 고용 등에서 선제적 결단을 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도주 우려가 없는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심의위를 도입한 취지가 기소권과 영장청구권 독점을 깰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는데 심의위 신청 직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건 외부의 견제를 받지 않고 기업을 흔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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