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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작가 “미국, 한국과 정반대의 코로나 대응으로 대가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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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작가 “미국, 한국과 정반대의 코로나 대응으로 대가 치러”

입력
2020.06.04 14:5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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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저자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UCLA 교수가 4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코로나19 대전환 관련 온라인 대담을 끝낸 뒤 의료진 응원을 위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 서울시 제공
‘총, 균, 쇠’ 저자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UCLA 교수가 4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코로나19 대전환 관련 온라인 대담을 끝낸 뒤 의료진 응원을 위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 서울시 제공

“미국은 한국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이) 정반대다. 그래서 그 대가를 미국이 치르고 있다.”

지리와 환경의 차이에서 문명의 흥망성쇠를 찾은 책 ‘총, 균, 쇠’로 유명한 재러드 다이아몬드(83) 미국 UCLA 교수가 한국을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본보기로 삼아야 할 나라로 꼽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대전환을 주제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대담에서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즉각적이었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정부의 지침을 잘 따라 수만 명의 목숨을 살렸고 그걸 지켜보는 미국인으로 굉장히 놀라웠다”며 “반대로 미국은 정부의 대응에 몇 주 혹은 몇 달의 시간 낭비가 있었고 시민들이 정부의 지침을 잘 따르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해 최대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전세계에서 확산하고 ‘신종’이란 점에서 다른 감염병과 다르다고 봤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팬데믹(대유행)한 전염병은 불가능했다”며 “천연두, 홍역 등은 구세계 유럽에서 신세계로 퍼져나간 질병이라 유럽인들은 항체가 있었지만, 코로나19는 누구도 면역력이 없고 항공을 통해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퍼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전염병”이라고 했다.

신종 감염병의 확산력에 주목해 다이아몬드 교수는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종 감염병의 발병과 확산에 기름을 부은 게 바로 전세계 온난화 현상이고, 그 위기를 어떤 한 나라가 해결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지난 3주간 제 오랜 친구와 지인이 코로나19로 사망해 내겐 굉장히 참혹한 시기지만,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현안이 바로 기후 문제”라며 “일부 열대성 질환이 미국에 상륙한 상태이고 뎅기열 등이 한국에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같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코로나19는 각기 다른 지역 사이에서의 권력에 대한 경쟁에 대한 논의를 종식을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총, 균, 쇠’와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 등을 쓴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다. 이 자리에선 환경 문제로 신종 감염병 유행은 더 잦아질 것이라 예측도 나왔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반복될 감염병 유행을 큰 홍역 없이 넘어가기 위해선 불평등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코로나19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보다 유럽계 미국인들에 치명률이 낮고 빈곤층일수록 사망률이 높다”며 “국가 내 그리고 국가 간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논의해야 하고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에겐 “지금 하는 것을 두 배로 해야 한다”며 사회 안전망 확충을 조언했다. 더불어 코로나19 이후에도 세계의 도시 집중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도시를 운영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해야 할 것”이란 게 그의 충고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친한파’로 유명하다. 1998년 국내에 처음 번역된 ‘총, 균, 쇠’엔 ‘서울대학교 도서관 대출도서 1위’ ‘국립중앙도서관 최다 대출도서’란 훈장이 수년 동안 국내에서 따라 붙었다. 한국에서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다이아몬드 교수는 ‘대변동’ 한국어판에 ‘한국독자에게’란 서문을 집어 넣기도 했다.

1997년 처음 한국땅을 밟은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글에 특히 관심이 많다. “한국을 너무나 사랑한다”는 다이아몬드 교수는 “세계지리학을 가르칠 때 항상 한글을 쓴다. 수업에 한국 학생들이 있는데 한국 학생들이 나와서 내가 한글을 쓴 것을 꼭 고쳐주더라. 앞으로 한글을 조금 더 배울 것”이라며 웃었다.

다이아몬드 교수와 박 시장의 대담은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 일환으로 마련됐다. CAC는 세계 주요 도시 지도자 및 석학들이 모여 코로나19가 국경을 넘어 전 분야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고, 대유행 이후 일상의 대전환을 위해 세계 도시들이 머리를 맞댄 자리다. 5일까지 무관중 화상 회의로 진행된다. 행사는 글로벌 서밋 홈페이지(www.cac2020.or.kr)에서 생중계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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