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초임 호봉을 정하기 위해 이전 근무 경력을 따질 때 1일 8시간씩 1주에 40시간을 근무한 ‘풀타임(full-time)’ 근무가 아니더라도 매일 규칙적으로 근무했다면 경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4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단시간 근로 직업상담원으로 근무했던 A씨와 B씨가 “공무원으로 정식 임용되는 과정에서 단시간 근로 경력을 초임 호봉에 반영하지 않은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고용노동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단시간 근로 경력을 ‘상근’ 근로로 보지 않은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앞서 서울고용노동청은 A씨와 B씨가 1일 5시간씩 1주 25시간 직업상담원으로 일한 경력도 합산해 초임 호봉을 다시 획정해 달라고 신청하자 “주5일 40시간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형태만 ‘상근’으로 보고 경력에 합산할 수 있다”면서 두 사람의 요구를 거부했다.
대법원은 “공무원 보수규정에 규정된 ‘상근’은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해 정해진 시간 동안 근무하는 것을 뜻한다”면서 “이는 항상성과 규칙성에 핵심이 있는 개념이지, 1일에 적어도 몇 시간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최소 근무시간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들은 직업상담원으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 매주 관공서의 통상적인 근무일인 주 5일 동안 매일 규칙적으로 1일 5시간씩 근무했으므로, ‘상근’으로 근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A씨와 B씨의 경력을 공무원 초임 호봉 획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근’의 의미를 공무원 보수규정이나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원이 그 의미를 처음으로 밝힌 판결이다. 아울러 대법원은 “단시간 근로 직업상담원은 공공부문의 단시간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출산ㆍ육아에 부담을 가진 경력단절여성 등에게 양질의 단시간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면서 “이 같은 제도 도입 등의 취지도 적극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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