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장관 “중대 산업재해는 기업범죄, 양형기준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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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장관 “중대 산업재해는 기업범죄, 양형기준 강화해야”

입력
2020.06.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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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부 장관ㆍ김영란 양형위원장 면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형위원회를 방문해 김영란 양형위원장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양형기준 조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진국에 비해 높은 산재사망률을 개선하려면 법을 위반한 사업주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필요합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3일 오후 김영란 양형위원장을 만나 이같이 말하며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양형기준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 1월부터 산업재해 사업주 처벌을 강화한 개정 산안법이 시행됐지만 이를 반영한 양형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화재참사를 비롯해 대형 산업재해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주가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인 조치를 하도록 유도하기에는 산안법 형량이 낮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예를 들어 업무상과실 또는 중과실치사의 양형기준이 감경 4~10개월, 가중 1~3년인데, 산안법 위반은 감경 4~10개월, 가중 10개월~3년6개월에 해당돼 법정형(7년 이하 징역)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제 이 같은 기준은 사업주에 대한 낮은 수준의 형벌로 이어졌다. 고용부가 2013~2017년 산재 상해ㆍ사망사건 형량을 분석한 결과 자연인 피고인(2,932명) 중 징역 금고형은 86명(2.93%)에 불과했다. 반면 집행유예가 981명(33.46%), 벌금형이 1679명(57.26%)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더욱이 징역ㆍ금고형의 경우 ‘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평균 벌금은 자연인 420만원, 법인 448만원에 그쳤다.

이 장관은 이에 김 위원장에게 산안법 위반사건을 독립범죄군으로 설정해 양형기준을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산재사망사고는 안전관리체계 미비 등 ‘기업범죄’ 성격을 띠고 있는데, 현재 산안법 위반은 ‘과실치사상 범죄군’으로 설정돼 그 책임을 충분히 따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또한 개정 산안법상 기업 대상 벌금이 10억원(기존 1억원)으로 상향된 만큼 이를 고려한 양형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이 장관은 “대형 인명사고나, 동일 유형의 사고가 반복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가 난 경우 등에는 엄정한 처벌이 있어야 경각심이 제고될 것”이라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위해 사법부의 적극적 협조와 노력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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