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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예단 검찰 대신 외부 판단 구하자” 삼성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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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예단 검찰 대신 외부 판단 구하자” 삼성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속내는

입력
2020.06.03 17: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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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삼성그룹 경영권 부정승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 소집 신청은 자신의 기소 여부를 검찰이 아닌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 맡겨달라는 요청이다. 이런 결정엔 검찰 수사가 무리하고 객관성을 잃었다는 삼성 측의 불신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검찰 논리에 대한 반론이 적지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기업 역할론이 커진 만큼 심의위를 상대로 ‘여론전’을 펼치는 것이 이 부회장에겐 유리한 전략으로 판단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그룹 측은 3일 심의위 소집 신청 배경에 대해 “이번 수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에서 출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확대됐다”면서 “삼성바이오 회계는 분식 아닌 회계처리 방식 판단의 문제일 뿐이며, 합병 건은 특검에서 이미 수사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예단’과 달리 범죄가 성립되지 않거나 수사가 끝난 사안인 만큼 검찰이 아닌 기구에서 객관적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에둘러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관계자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리는 사안(삼성바이오 회계)을 두고 검찰이 범죄라고 예단하고 결정적 증거를 찾겠다고 무리하게 수사 기간을 늘려왔다”며 “피고인들은 물론이고 삼성 전체에 치명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성토했다.

삼성 내부에선 심의위가 외부인사로 구성되는 만큼 심의 과정에 ‘여론’을 반영할 것이란 기대도 감지된다. 삼성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구호자금으로 300억원을 쾌척하고 연수원 건물을 치료센터로 제공하며 사회적 책임 이행에 나섰고, 20조원에 가까운 반도체 생산설비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에 보조를 맞췄다. 이 부회장 또한 외부 경영감시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요청대로 지난달 준법경영을 약속하는 대국민 사과를 이행, 삼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에 공을 들였다.

심의위가 사회적 관심을 모은 사안에서 피의자 측에 유리한 결론을 내린 점도 삼성의 심의위 소집 신청 이유로 거론된다. 심의위는 재작년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때 부실대응 혐의를 받은 소방서장, 지휘조사팀장에게 불기소를 권고했고, 같은 해 불법파업 혐의로 고소된 기아차 노조 간부들에 대해서도 기소 유예를 권고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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