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3일 0시 기준 전날 같은 시간보다 49명이 증가했다. 해외유입은 3명뿐이었고 나머지 46명은 지역사회 감염인데, 서울(17명), 인천(17명), 경기(11명)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인천과 경기 개척교회 소모임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여파가 이어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2주간 발생한 환자 가운데 감염경로가 ‘깜깜이’거나 조사 중인 사례의 비율은 9%까지 올라 지역사회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신규 확진환자 발생 과정을 보면 확진자의 접촉자가 양성으로 판정되는 ‘n차 감염’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수도권 개척교회와 관련한 확진환자는 10명이 추가돼 모두 55명으로 늘었다. 경기 부천시 쿠팡물류센터 집단발생과 관련한 확진자도 전일 대비 2명이 증가하면서 총 119명으로 불어났다. 서울 중구의 KB생명보험 전화영업 대리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도 자가격리자 3명이 확진돼 관련 환자가 11명으로 늘었다. 서울 여의도 학원강사의 가족 집단감염과 관련해서도 확진자가 방문했던 식당의 방문자 등 3명이 추가로 확진돼 관련 환자가 15명으로 늘었다.
지역사회 감염이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감염경로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다만 환자들이 서울 이태원 클럽 또는 부천 쿠팡 물류센터 감염과 관련이 있는 지역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곳들과 연관된 무증상자나 경증환자를 통해 지역사회 전파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집단유행마다 (관련 환자의) 20~30%는 무증상자”라고 설명했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고교 1학년생 등 178만명이 새롭게 등교개학에 합류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걱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학교에서의 감염은 확인되지 않는 점을 들어 3단계 등교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회의에서 “등교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재의 어려움 때문에 아이들의 미래와 희망을 좌절시켜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5월 학생 감염 사례는 모두 70건이었지만 학교를 통한 감염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소규모 집단에서의 전파를 막기 위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방역관리자의 업무를 사업장뿐 아니라 동호회 등 소규모 모임까지 세분화해 영역별로 구체화했다. 특히 다중이용시설 위험도 자가점검표는 창문으로 환기가 가능한지, 이용자 간 거리두기가 가능한지 등의 항목별 점수(0~2점)를 매기도록 만들어 향후 시설별 위험도 평가에 유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불필요한 외출이나 모임을 삼가고,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방역당국은 강조했다. 김강립 중안본 제1 총괄조정관은 “다음 주말까지가 수도권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될지 확인하는 중요한 고비”라면서 “수도권 주민들은 내가 무증상 감염자일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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