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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아이템’ 된 티셔츠 한 장… 수익은 물론 이미지까지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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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아이템’ 된 티셔츠 한 장… 수익은 물론 이미지까지 챙겨

입력
2020.06.04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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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X써브웨이 컬래버레이션 티셔츠. 휠라 제공
휠라X써브웨이 컬래버레이션 티셔츠. 휠라 제공

티셔츠 한 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패션업계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영상콘텐츠 접목, 이질적 업종과의 협업, 고객 취향 반영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잘 만든’ 티셔츠 하나가 쏠쏠한 수익을 내고 기업 이미지도 개선하는 ‘킬러 아이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재미 추구 협업? 알고 보니 ‘알짜’ 전술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달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제작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와 협업해 티셔츠를 제작했다. ‘펭수’ 등 캐릭터 아닌 콘텐츠를 활용해 협업을 도모한 건 10, 20대에 편중된 스파오 구매자의 연령층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기생충’과 ‘기묘한 이야기’의 마니아층이 형성된 30, 40대를 매장에 끌어들이려는 전략이 통하면서 지난달 14일 출시한 ‘기묘한 이야기’ 그래픽 티셔츠는 90% 이상 판매되고 전 물량이 70% 이상 소진됐다.

스파오X기묘한 이야기 협업 티셔츠. 이랜드그룹 제공
스파오X기묘한 이야기 협업 티셔츠. 이랜드그룹 제공

앞서 스파오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겨울왕국’과의 협업 상품으로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깜짝 수익을 올렸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티셔츠 등 협업 상품으로만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스파오 관계자는 “최근 협업은 콘텐츠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며 “이를 통해 스파오를 찾는 소비자 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와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도 지난달 한정 수량으로 티셔츠 등 총 24종 제품을 출시했다. 일부 제품은 조기 품절돼 구매하기 힘든 상황이다. 휠라는 지난 4월 이태원의 향수 브랜드 ‘메종데부지’, 레스토랑 ‘슈퍼막셰’와의 협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환기시켰다. 이태원의 주 이용층인 20, 30대에 휠라를 어필하는 동시에 두 협업 브랜드를 잘 모르는 대중에게 소개하는 ‘윈윈’ 전략을 폈다. 휠라 측은 “협업은 단순히 판매 수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의 남성용 에어리즘 코튼 티셔츠. 유니클로 제공
유니클로의 남성용 에어리즘 코튼 티셔츠. 유니클로 제공

◇고객의견 반영ㆍ개념소비 유도로 기업 이미지↑

“땀이 잘 마르는 에어리즘 티셔츠를 출시해주세요.” 유니클로가 출시한 올 여름 신상품 중에는 고객들의 요청을 100% 반영한 제품이 있다. 면 티셔츠 안감에 에어리즘 소재를 붙여 만든 ‘에어리즘 코튼 티셔츠’다. 회사가 독자 개발한 여름용 기능성 소재 '에어리즘'을 고객 의견에 따라 티셔츠 상품군으로 확대한 것이다. 여성용 에어리즘 티셔츠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을 추가하는 아이디어를 덧댔다. 고객 취향이 제품으로 구현되고 제품 다양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유니클로는 고객과의 접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홍보 중이다.

티셔츠는 ‘개념 소비’를 이끌기도 한다. 밀레니얼과 Z세대 사이에서 소신 있는 소비행위를 일컫는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가 확산된 결과다. 미닝아웃은 의미를 뜻하는 영어 단어 ‘미닝(Meaning)’과 성향을 드러낸다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을 결합한 신조어다.

노스페이스의 에디션 티셔츠를 착용한 배우 신민아. 노스페이스 제공
노스페이스의 에디션 티셔츠를 착용한 배우 신민아. 노스페이스 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피그램’은 올해 바다의 날(5월 31일)을 기념해 해양쓰레기와 기후변화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해양생물을 알리는 티셔츠를 출시했다. 한섬이 운영하는 브랜드 ‘래트 바이 티’는 최근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손잡고 어린이들의 그림을 디자인으로 활용한 티셔츠 2종을 선보였다. 제품 판매 금액은 모두 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아동들의 교육비로 기부될 예정이다.

‘노스페이스’는 고객참여형 마케팅으로 ‘착한 소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노스페이스 에디션’ 티셔츠 등 관련 제품을 통해서다. 일주일에 5회 이상 30분간 6,000보 걷기를 실행하면 할인권을 주고, 소비자 구매 활동을 통한 수익금은 아프리카 식수 개선 사업 등에 기부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들에게 의미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까지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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