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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②] 김다운 포토그래퍼 밝힌 드라마 포스터의 단서, 알고 보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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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②] 김다운 포토그래퍼 밝힌 드라마 포스터의 단서, 알고 보면 더 재밌다

입력
2020.06.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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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운 포토그래퍼가 여러 사진 작업과 그 뒷이야기에 대해 소개했다. 스튜디오 다운 제공
김다운 포토그래퍼가 여러 사진 작업과 그 뒷이야기에 대해 소개했다. 스튜디오 다운 제공

포토그래퍼 김다운이 드라마 포스터를 더 잘 볼 수 있는 비결을 공개했다.

김다운 포토그래퍼(이하 김 작가)는 올해만 해도 TV조선 ‘미스터트롯’부터 드라마 ‘출사표’ ‘화양연화’ ‘야식남녀’ ‘꼰대인턴’ ‘한 번 다녀왔습니다’ ‘굿캐스팅’ ‘가두리 횟집’ ‘아무도 모른다’ 등 다양한 작품의 포스터 및 스틸 촬영을 촬영했다. 벌써 10년 넘게 한류 관련 작업을 해오는 것은 물론, 개인 작업을 위한 구상과 준비도 꾸준히 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의 사진을 맡고 있음에도 매 작업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만큼 모든 사진이 김 작가에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 중 더욱 뜻깊었던 작업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사실 김 작가의 사진은 국내 드라마를 사랑하는 시청자라면 한 번쯤 봤을 법하다. 김 작가는 “포스터 속 배우의 시선이나 표정에서 드라마를 한 번에 알 수 있다. 한 달여 전부터 여러 차례의 미팅과 분석을 거쳐서 완성되는 포스터를 조금 더 깊이 봐주시면 드라마도 더 재밌게 시청하실 수 있을 것”이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 작가가 신경을 쓴 부분을 시청자들이 알아챌 때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열혈사제’ 포스터에는 김남길이 총을 들고 있고 사제복에 피가 튄 포인트가 있었고, ‘아무도 모른다’ 단체 컷을 위해선 휘어진 십자가 모양의 길을 찾아 스토리를 암시했다. 많은 사람이 등장하는 주말이나 일일극 등 가족 드라마의 경우, 누가 누구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통해 관계성을 엿볼 수 있다. ‘두 번은 없다’의 경우 간판 밑, ‘녹두꽃’은 사발통문이라는 작품에 중요하게 쓰이는 요소가 포스터에도 드러나 그 의미를 더해줬다.

김다운 포토그래퍼가 ‘열혈사제’ ‘아무도 모른다’ ‘녹두꽃’(왼쪽부터 차례로) 포스터의 의미를 직접 밝혔다. SBS, 스튜디오 다운 제공
김다운 포토그래퍼가 ‘열혈사제’ ‘아무도 모른다’ ‘녹두꽃’(왼쪽부터 차례로) 포스터의 의미를 직접 밝혔다. SBS, 스튜디오 다운 제공

이와 관련해 김 작가는 “한 장에 모든 걸 담아야 해서 많은 부분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각 캐릭터의 직업군을 보여주면서도 촌스러운 느낌이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로맨스나 장르물을 구분하는 건 배우들의 표정이다. 주말극이나 일일극 속 주인공들이 예쁜 옷을 입고 웃는 포스터는 권선징악 해피엔딩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작을 하고 있는 만큼 여러 번 만나는 연예인 및 스태프와의 인연도 특별하다. 같은 사람과의 작업도 작품에 따라 촬영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김 작가는 “손정현 감독님과 ‘키스 먼저 할까요?’에 이어 ‘화양연화’에서 났는데 감성이 비슷한 것 같다. 드라마를 잘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스터트롯’ TOP 7과는 후반부 경연 현장 스틸부터 화보집 촬영까지 함게 진행한 만큼 “풋풋했던 모습부터 프로페셔널한 모습까지 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경연 때만 봐도 한 주 한 주 성장해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기억했다.

김다운 포토그래퍼가 ‘피고인’ 지성(왼쪽), ‘키스 먼저 할까요?’ 김선아(오른쪽)와의 포스터 촬영 현장을 기억했다. SBS, 스튜디오 다운 제공
김다운 포토그래퍼가 ‘피고인’ 지성(왼쪽), ‘키스 먼저 할까요?’ 김선아(오른쪽)와의 포스터 촬영 현장을 기억했다. SBS, 스튜디오 다운 제공

배우 중에는 지성 김선아와의 인연이 오래 이어지고 있다. 김 작가는 “지성 씨 드라마는 가능하다면 계속 찍어보고 싶다. ‘피고인’의 빛 한 줄기를 맞고 있는 포스터에서 말이 필요 없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포스터도 연기하듯 촬영하시는데 눈빛으로 어떤 느낌인지 다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아와의 작업에 대해선 “김선아 씨가 세 번째 만났을 때 손편지를 써주셔서 감동했다. ‘키스 먼저 할까요?’ 포스터는 제주도에서 추운 날 찍었는데 머리가 날린 채 찍은 컷에 순간적인 표정이 담겨 너무 좋았다”고 언급했다.

주로 드라마와 배우 프로필 작업을 하고 있지만 가수들과의 커머셜 촬영도 새로운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김 작가는 “배우 분들이 캐릭터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신다면 가수 분들은 조금 더 캐주얼하고 편한 느낌이 있다. 광고 촬영으로 만난 아이즈원, 한류 잡지 촬영으로 만난 JBJ95 분들은 5가지 표정을 주문하면 200가지를 보여주는 준비된 모델이라고 느꼈다. 김명수 씨는 인피니트 시절 만나고, 배우 활동을 하실 때 재회했는데 그 사이에도 캐릭터를 분석하는 점에 있어 성장이 느껴져서 좋았다”고 소개했다.

많은 작업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건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김 작가는 “오래 봐도 좋은 사진”을 탄생시키기 위해 옛날 사진집과 옛날 신문을 찾아보고, 무조건 예쁜 사진보다 캐릭터와 이미지에 맞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선택하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다. 이 작업 또한 모델과 시청자를 위한 김 작가의 애정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김 작가의 사진은 작품과 인물에게 든든한 힘을 주고 있다. 김 작가는 계속해서 다양한 작업을 통해 힘 있는 사진으로 많은 이들과 소통할 전망이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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