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이 인터뷰 자체가 하나의 행위예술처럼 받아들여졌으면 해요. 기사는 안 나가도 상관없을 정도로요.”
코로나19 시국 속 타이거JK와 진행한 인터뷰는 신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시작한 이후, 비대면 인터뷰를 통한 ‘언택트’ 소통 문화는 연예계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일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인터뷰 방식의 변화를 전반적인 인식 개선을 위한 하나의 ‘행위 예술’로 표현한 이는 타이거JK가 처음이었다.
그는 최근 재 확산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코로나19 시국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와 함께 이를 방지하기 위한 인식 개선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비대면 인터뷰를 고집했던 이유도 이런 문화가 아무렇지 않게 일반화 되고 있구나라는 걸 알리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어요. 지금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많이 지쳤잖아요. 정말 위험하지만, 주위에 확진자가 없는 경우엔 이 위험성이 크게 와 닿지 않는 것 같기도 했어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게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했죠. ‘주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걸리는 거다. 나는 괜찮다’는 생각이 있다 보니,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비대면 인터뷰나 미팅을 제안하는 제가 이상하고 웃긴 사람으로 비춰졌을 정도였죠. 하지만 실생활을 하다보면 이러한 시국을 무시할 수 없었어요. 걱정스럽더라고요.”
소속사 사무실 앞에 위치한 학교를 볼 때마다 코로나19 시국에 대한 걱정스러움이 커진다는 그는 사실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공연 위주로 운영되던 소속사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며 타격을 입었고, MFBTY의 해외 투어 역시 취소됐다. 비비가 초대되며 기대를 고조시켰던 영국 유명 페스티벌 역시 이번 사태로 모두 취소됐다.
“사실 신인가수인 비비가 영국 유명 페스티벌에 초청됐다는 자체가 저희끼리도 큰 뉴스였는데, 취소돼서 아쉬운 마음이죠. 또 필굿뮤직 자체도 공연 위주로 하는 아티스트들이 속해있다보니 여파를 피할 수 없었고, MFBTY는 지난 해 남미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잡혀있던 투어들이 모두 취소될 수밖에 없었어요. 예전엔 이렇게 힘든 상황이 오면 위축되곤 했는데, 이번엔 ‘더 열심히 하자’ 하면서 마음을 모았죠.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거라고, 아티스트들끼리 마음가짐도 달리했죠. 저희만 힘든 게 아니라 모두가 마찬가지인 상황이니까요.”
이러한 마음가짐은 타이거JK의 신곡이자 필굿쨈스 프로젝트의 첫 곡인 ‘심의에 걸리는 사랑 노래’ ‘Kiss Kiss Bang Bang’의 음원 수익 전액 기부 결정으로 이어졌다. 힘든 시기, 결식 아동을 돕기 위한 기부금으로 음원 수익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타이거JK는 이 같은 선행에 오히려 겸손한 모습이었다.
“기부는 워낙 이미 잘 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션 씨처럼 체계적으로 해 오신 분들이 계셔서 저는 그냥 따라 할 뿐이에요. 오히려 모두가 힘들기 때문에 쉬운 결정이었죠. 음악은 또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고, 오히려 재능이 남아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같은 시기에 저희가 신곡을 내놓고 홍보하는 것 보다, 저희 음악을 통해 팬데믹 시국에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도록 기부 프로젝트를 시작해보자 싶었죠. 좋은 음악으로 나왔으니 이러한 생각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될 거 같았고, 활동을 통해 창출된 수익은 힘든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자. 좋은 영향으로 상부상조 하고자 하는 의미랄까요. 그래서 전혀 힘든 결정은 아니었어요.”
타이거JK의 뜻에 따라 이번 곡의 수익금은 해피빈과 연계해 기부가 진행 될 예정이다. 그는 “코로나19 시국 속 힘들었던 사람들이 더 힘들어지는 데, 결식아동들을 돕기 위해 기부를 하고자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필굿뮤직의 프로젝트인 ‘필굿쨈스’의 첫 주자로 나선 타이거JK에 이어 다음 달에는 비비와 비지가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곡을 발표하며, 힘든 이들의 마음을 또 한 번 달랠 예정이다. 이들의 음원 수익 역시 전액 기부금으로 쓰인다.
“저희는 곡을 만들 때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아티스트들이에요. 지금은 아무래도 코로나19 시국이 가장 큰 이슈고, 저희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같은 소재로 이야기를 하게 된 것 같아요. 물론 기부 프로젝트를 통해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직접적으로 곡 안에 코로나와 관련된 내용은 담지 말자고 했어요. 뒤집어 생각해보면 상황에 맞는 곡이지만, ‘코로나19 시국 속 힘들지만 파이팅!’ 같은 메시지는 담지 않으려 했죠. 곧 발표될 비지의 곡도 현 상황에 대한 감정은 담았지만, 인생 노래에요. 그런 맥락 속에서 가사도 더 잘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굉장히 멋있는 곡이니 기대 해 주셨으면 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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