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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스' 쓰는 軍 미사일 '천마', 최첨단 北 드론 잡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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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단독] '도스' 쓰는 軍 미사일 '천마', 최첨단 北 드론 잡을 수 있나

입력
2020.06.03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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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식 진공관·286급 도스 프로그램 사용

군 관계자 “정비 비용이 성능 개량보다 더 들어”

한국형 단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장갑차 ‘천마’.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형 단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장갑차 ‘천마’. 한국일보 자료사진

수도권 대공 방어의 한 축인 유도미사일 ‘천마’에 여전히 1990년대식 진공관이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격통제용 레이더 작동에는 ‘286급 컴퓨터’에서나 썼던 도스(DOS)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었다. 장비가 노후한데도 변변한 기술 개량이 없어 소형 무인기나 드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북한 침투작전에 취약한 상태로 드러났다.

2일 군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달 12일 20-1차 방공전투발전협의회를 개최했다. 회의에선 소형 무인기와 드론 등이 침투했을 경우 지상군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 무기체계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육군이 운용 중인 단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장갑차 천마를 성능 개량하는 방안이 주로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천마에는 유도탄 8발을 장착할 수 있다. 미사일 자체 성능은 최고속도 마하 2.6(음속의 2.6배), 유효사거리는 9㎞에 달한다.

군 당국이 천마 성능 개량에 한목소리를 낸 건 20년 이상 운용된 천마가 노후화해 첨단 기술을 이용한 북한군 침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17년 6월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ㆍ사드) 기지 등을 촬영하기 위해 무인기를 내려 보냈다 적발됐다. 2020년 신년 축하 행사에선 대규모 드론쇼를 진행하는 등 드론 기술 발전도 과시해왔다.

반면 군은 1999년부터 2조원 가량을 투입해 천마 100여문을 배치했지만 이후 기술 개량은 부족했다. 당시로서는 최신 기술이었지만 레이더 통제에는 여전히 도스 프로그램을 활용 중이다. 레이더 핵심부품에도 진공관이 사용돼 장비 예열에만 30분 이상 소요되는 상황이다. 당연히 작전 반응 시간도 늦어진다. 한 군 관계자는 “적 침투 장비가 지나가고 난 뒤 대응 체계를 가동하는 셈”이라고 했다.

열상감시장치도 없어 야간에는 무용지물이다. 안티드론용으로 반드시 필요한 전파차단장치는 아예 없다. 게다가 평탄한 지역에 설치되지 않으면 장비가 제대로 작용하지도 않는다. 또 해외에서 들여온 피아식별장치 핵심부품인 송수신기나 상ㆍ하부를 잇는 슬립링 등 수십 종은 단종된 상황이다.

육군은 10년 주기로 실시하는 창 정비를 통해 일부 기능을 개선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부품이 노후화해 60억~70억원이 소요된다. 한 군 관계자는 “성능 개량에 드는 비용이 창 정비 비용보다 저렴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창 정비 사업이 끝나는 2025년까지 성능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천마는 고물로 폐기될 상황이다.

천마 성능 개량 사업과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오는 9월쯤 소요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내년 예산 반영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천마 구성 부품은 ‘성과기반군수지원’ 체계 시행 및 성능 개량을 통해 교체 및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단종된 부품과 진부화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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