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숨진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연일 격화하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 미주리주(州)에서 경찰관 4명이 총격을 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과 경찰 시설물에 대한 공격이 거세지는 한편 강경 대응으로 체포된 시위대 역시 5,000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경찰은 2일 이른 아침 트위터를 통해 경찰관 4명이 시위 현장에서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중상은 아니다”라며 “누가 총격을 가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시내에는 밤새도록 총성이 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후부터 수백명이 세인트루이스 도심에 모여 시작된 집회는 초반에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통행금지령이 발동한 오후 8시가 넘어서도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고 경찰본부 앞에 모이자 경찰은 최루탄을 쐈고 이후 시위는 과격해지기 시작했다.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경찰 시설물을 공격했고 건물 방화와 편의점 약탈까지 이어졌다.
앞서 1일 밤 뉴욕주 버팔로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한 대가 돌진해 경찰관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관 1명은 차량에 깔려 중상을 입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당시 차 안에는 시위 도중 총을 맞은 남성 2명을 포함해 3명이 탑승해 있었다. 총격을 당한 2명은 숨졌고 나머지 1명은 경찰에 구속된 상태다. 버팔로 경찰 측은 “이들이 경찰의 총에 맞은 것인지 다른 사람들 것인지 알려진 게 없다”고 밝혔다.
격렬해진 시위와 치안당국의 강경 대응은 상황을 악화하고 있다. AP통신이 2일 기준 경찰 보도자료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최소 5,600명이 체포됐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사망사건이 벌어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155여명, 대도시인 뉴욕시와 로스앤젤레스에서 각각 약 800명과 900명이 체포됐다.
시위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시민 수도 늘어가고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1일 기준 최소 6명이 숨졌다고 전했으나 이후 시카고(2명)와 버팔로(2명) 등 사망 소식이 더해져 최소 1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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