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사망’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군 병력 투입 등 강경대응 방침을 밝힌 후 교회를 찾았다.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짧게 기자회견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과 주방위군, 경호 인력 등이 확보한 길을 걸어 라파예트 공원 건너편 세인트 존스 교회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견을 하는 동안 라파예트 공원에서는 시위가 벌어졌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했다. 대통령의 ‘교회 가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핵심 참모 및 비밀경호국(SS) 요원들과 함께 백악관을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하는 낙서가 빼곡한 벽 앞을 지나 각종 시위 도구 등이 널브러진 도로를 건넜다. 최루탄 연기가 채 가시지 않은 시위 현장을 지나 교회 앞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성경을 들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했다. 사진의 배경이 된 ‘대통령의 교회’ 세인트 존스 교회는 시위대의 방화 및 기물 파손에 대비해 출입문과 창문이 모두 판자로 가려져 있었다.
교회를 나서 백악관으로 향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양 옆으로 도열한 경찰관들을 사열하듯 지나쳤다. 자신이 밝힌 강경 대응 방침을 확인하듯 경찰관들을 향해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백악관에서 불과 몇 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격렬한 시위가 이어져 온 만큼 이날 대통령의 외출에 비밀경호국은 비상이 걸렸다. 백악관 경내 요소요소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저격수의 모습이 목격됐고 주 방위군 병력도 쉴새 없이 주변을 오갔다.
워싱턴DC에서는 흑인 사망 항의 시위가 1일까지 나흘째 이어지면서 통행금지령이 발령되고 콜럼비아주 방위군 1,200여 명이 동원됐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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