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손 놓고 앉아 ‘다 암울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해선 안됩니다. 우리는 극장을 안전하게 만들어야 해야죠. 한국을 그것이 실제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지 않나요.”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뮤지컬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에서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찬사다.
웨버가 단순히 한국에 찬사만 보낸 건 아니다. 그는 “서울 공연에서 배운 것을 런던 팔라디움에서 적용하고 싶다”며 “극장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을 위한 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웨버는 런던에만 7개의 극장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인 팔라디움 극장에 한국식 방역 모델을 적용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코로나19는 공연계에 충격이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배우의 발성, 몸짓을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무대예술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주요 감염경로로 지목된 ‘비말’이 지목되면서 공연장은 줄줄이 폐쇄됐다.
거의 유일한 예외는 한국 무대.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4월, 3주간 폐쇄된 이후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진행된 ‘오페라의 유령’ 무대는 1주일 8회 공연을 이어가며 1,600석 규모의 극장에 관객을 가득 채워나갔다. 이 기적에 힘입어 6월27일로 예정된 폐막일은 8월8일로 조정됐다.
웨버의 말에 자극받은 뉴욕타임스는 블루스퀘어 사례를 집중 탐구했다. 극장 입장 전 관객들에게 옅은 소독약이 뿌리고, 열 감지기로 체온을 잰다. 관객은 최근 방문 장소, 발열 등 의심 증상 여부, 추적 조사시 정보공개동의 등을 확인한다. 극장 곳곳엔 손을 닦을 수 있는 세정제와 비치되어 있고, 관람객에겐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다.
무대 뒤도 마찬가지다. 포옹, 악수 등 신체 접촉은 금지다. 재사용 가능한 접시에 음식을 나누는 것 또한 금지다. 가발, 소품, 의상은 정기 소독한다. 무대에 오를 때 배우나 오케스트라 단원 몇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누구도 이를 불편해 여기지 않는다. K방역은 뮤지컬계에도 롤모델로 떠올랐다.
이태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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