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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험’ 우려가 현실로… 자취방 모여 문제 함께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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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험’ 우려가 현실로… 자취방 모여 문제 함께 풀었다

입력
2020.06.0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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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공대 이어 의대서도 ‘집단 커닝’… 성적 ‘0점’ 처리

절대평가 불구 일부 A학점 못 받아

인하대 전경. 인하대 제공
인하대 전경. 인하대 제공

온라인 시험으로 치른 1학기 중간고사 등에서 집단 부정행위(커닝)를 저지른 인하대 의대 학생들 가운데 일부가, 일정 점수 이상만 받으면 되는 절대평가임에도 불구하고 A학점을 못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인하대에 따르면 기초의학총론 과목을 수강한 인하대 의대 1학년생 57명 중에 50명이 지난 4월 11일 치른 중간고사에서 집단 커닝을 했다가 적발됐다. 근골격계와 내분비계 두 과목을 수강한 의대 2학년생 41명도 지난 3월 12일과 22일 진행한 근골격계 단원평가(퀴즈), 4월 18일 치른 내분비계 퀴즈에서 집단 커닝을 했다.

지난 5월 11일 재학생 제보를 받아 자체 조사에 착수한 대학 측은 답안지를 대조하고 학생들로부터 자진신고를 받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적게는 2명, 많게는 9명이 자취방 등에 모여 함께 문제를 풀거나 유선상으로 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이 텔레그램 등 보안성이 뛰어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했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대학 측은 밝혔다.

집단 커닝을 한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100점 만점 중에 90점 이상을 기록해 A학점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학생은 부정행위를 했음에도 90점을 넘지 못해 A학점을 받지 못했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과목별로 시험 방식이 어땠는지는 확인 중이나 문제를 푸는 시간에 제한을 둔 사실은 확인됐다”라며 “시간에 쫓겨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하대 의대는 전날 상벌위원회를 열어 부정행위를 저지른 1ㆍ2학년생 91명 전원의 해당 시험 점수를 0점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또 지도교수 상담과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사회봉사 시간은 추후 대학본부 차원에서 정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6월 10일 전공필수 과목 1학기 기말고사를 치르는 도중 교수가 강의실 2곳을 오가며 시험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는 사이 서로 답을 베끼는 등 부정행위를 한 공대생들에게 내려진 징계와 비슷한 수위다. 당시 한 재학생은 집단 커닝을 한 공대생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는데, 검찰은 공대생들에 대해 기소 유예 처분을 했다. 기소 유예는 죄는 인정되나 범행 동기, 결과 등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검사의 처분이다.

인하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1학기 전면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이다. 평가방식은 교수에게 재량권을 주되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하기로 했다. 평가 비율은 온라인 시험으로 치른 중간고사는 20%, 대면평가로 진행하기로 한 기말고사 80%로 앞서 정했다.

대학 측은 “의대 학생들이 본인의 부정행위를 인정하고 자진 신고한 점, 깊이 반성을 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라며 “시험 종류에 상관 없이 부정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방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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