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스 버틀러 “페미니즘은 결코 트랜스젠더를 배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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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버틀러 “페미니즘은 결코 트랜스젠더를 배제하지 않는다”

입력
2020.06.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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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교양지 ‘대산문화’ 여름호 인터뷰

페미니즘 이론의 대가 주디스 버틀러 버클리대 교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평등과 자유를 주장하는 페미니즘은 트랜스젠더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페미니즘이 젠더에 기초한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하는 것임을 생각해보면 트랜스 배제 페미니즘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퀴어(동성애자) 이론의 창시자이자 페미니즘 이론가인 주디스 버틀러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한국의 페미니즘 터프(TERF·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 생물학적 여성만을 범주에 넣는 페미니스트) 운동을 단호하게 반대했다. 1일 발간된 문예교양지 ‘대산문화’에 실린 인터뷰에서다. 버틀러 전문 연구자인 조현준 경희대 교수가 인터뷰 진행과 번역을 맡았다.

버틀러는 페미니즘의 본질로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롭게 한다는 점을 꼽았다. “페미니즘은 여성들에게 여성이 무엇이고 무엇일 수 있는지에 관한 생각을 확장하게 해주었습니다. 생물학이 우리의 사회적 운명을 결정한다는 생각, 즉 생물학이 우리의 정치적 자유, 우리가 하는 일, 우리가 욕망하고 사랑하는 방식을 결정한다는 생각에 모두가 반박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2월 트랜스젠더 학생이 여대 입학을 준비하다 학생들 반발로 입학을 포기한 사례에 대해선 ‘제대로 된 여자’가 누구인지 누가 말할 수 있냐고 반문하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일부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내걸었던 논리는 ‘남성의 몸은 이미 사회문화적 권력이므로 여성의 공간을 침해할 수 없다’는 것. 버틀러는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트랜스 여성이 수술 전이라 음경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위험하드는 의미는 아니다. 성폭력과 강간의 문제는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몸의 폭력적 사용과 관계가 문제이지, 그 폭력이 음경이라는 신체 부위로 인해 생겨난 결과는 아니지 않느냐.”

그러면서 페미니즘이 가해자가 된 현실을 개탄했다. “트랜스 학생은 협박, 괴롭힘, 검열과 같은 다른 종류의 폭력을 당했다. 최적의 환경에서 교육 받으려던 그녀의 재능은 트랜스를 적으로 오인한 사람들 때문에 좌절 당했다.”

버틀러가 제시한 대안은, 편견에서 벗어난 더 큰 연대의 길이었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결정이 추측, 무지, 그리고 공포에서 나오지 않도록 트랜스의 삶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젠더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 계속 투쟁해야 합니다. 그것은 페미니즘, 퀴어 행동주의, 트랜스 운동의 강한 연대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평등을 위해 헌신한다면 반국가주의와 반자본주의 운동에도 동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덧붙입니다.”

버틀러는 1990년에 출간한 ‘젠더트러블’에서 여성/남성이라는 성별 이원론이 생물학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역사적으로 구성됐고, 반복된 수행으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펴며 기존 페미니즘 담론 안팎을 뒤흔들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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