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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싸움 헤쳐가려면…“G11 무대 위상 강화 기회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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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싸움 헤쳐가려면…“G11 무대 위상 강화 기회 삼아야”

입력
2020.06.02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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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에는 신중히 대응해야” 한목소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의 중국 포위망 구축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문제는 미국의 최근 요구 수위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G7(주요 7개국) 대체 G11 회의 한국 참여 제안에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함께 대응할 안보 파트너로 인도ㆍ호주ㆍ일본ㆍ한국 등을 콕 찍어 거론했다. 중국과의 관계까지 고려해 한국이 적절하게 거리를 둬왔던 ‘인도태평양전략(Indo-Pacific Strategy)’ 동참을 미국이 노골적으로 요구하면서 한국의 선택이 더 중요하게 됐다.

미국의 제안에 일단 정부는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은 1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도 “(미국의 G11 참여 요청은) 우리 정부의 전략적인 위치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형성된 ‘K 방역 강국’ 위상 등을 미국이 평가해준 결과가 G7 확대정상회의 초청인 만큼 이런 흐름을 타고 넘어가겠다는 의미다. 또 미국의 요청을 단순한 반중(反中) 연합전선 동참 요구로는 보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정부 당국자도 “우리가 곤란한 이슈일지라도 세계적으로 중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 들어갈 필요는 있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한국만이 아니라 러시아, 인도 등 다른 나라도 이미 G11에 초청을 받은 만큼 우리로선 중국 관련 부담을 덜 수 있다. 앞서 G7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도 프랑스, 독일 등이 미국에 반하는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서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9월 미국 주관 G7 확대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무조건 미국 의견에 동조하는 건 아니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었다.

다만 회의에 참석하더라도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직접 참여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인 ‘쿼드 블록(quad blocㆍ미국 일본 인도 호주)’ 국가들과 한국을 함께 언급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주 노골적으로 중국을 배제하는 질서를 새롭게 만든다고 한다면 우리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개방화된 질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배타적으로 가선 안 되고, 블록화하는 것이나 패권경쟁으로 넘어가면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제안을 한국의 경제ㆍ외교적 위상 강화 기회로 삼되, 한국이 쿼드블록의 ‘플러스 알파’로 인식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경제 규모 등 국가적 위상이 비슷한 국가들끼리의 협의와 토의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G11 참여를 두고 중국의 반발 가능성에 지나치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단 “선진국 간 협력을 넘어 중국을 군사적으로 포위하는 형태의 조치나 태도를 취하는 것은 여전히 위험하다”며 “쿼드블록 참여 여부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일본, 호주처럼 중국을 겨냥한 압박에 우리가 적극 동참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미중 사이 우리의 외교적 근간인 한미동맹에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동맹 틀 내에서 미국과 안보협력을 강화하되, 이것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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