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6% 이상 급감했다. 내수시장에서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등으로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주요 수출국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해외 판매량이 절반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1일 현대ㆍ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ㆍ외 국산차 판매량은 42만3,416대로, 전년 동월 대비 36.3% 감소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던 지난 4월(34만1,944대)보다 늘었지만, 감소세는 계속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7만810대, 해외 14만6,700대 등 총 21만7,510대를 판매해 39.3% 줄었다.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했다. 그랜저가 1만3,416대 팔리며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또 신형 G80(7,582대), GV80(4,164대) 등이 판매 호조를 기록하며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량도 지난해 5월보다 126.5% 증가했다. 해외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9.6% 줄었지만, 일부 지역 판매가 재개 되면서 4월보다는 51.8% 증가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32.7% 감소한 16만913대를 판매했다. 5만1,181대를 기록한 내수 판매는 지난해 5월보다 19% 증가했다. 쏘렌토(9,297대), 셀토스(5,604대), 모하비(1,719대) 등 레저용차량(RV) 판매가 27.4% 증가한 덕분이다. 세단도 K5(8,136대), K7(4,464대) 등 신차 효과로 14.1% 판매가 늘었다. 하지만 해외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4% 줄어든 10만9,732대에 그쳤다.
한국GM은 지난달 내수 5,993대, 수출 1만8,785대 등 총 2만4,778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39.7% 감소를 기록했다. 내수시장은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 가동중단 여파로 10.9% 줄었다. 스파크, 말리부 등 주요 차종도 판매량이 각각 34%, 28.1% 감소했다. 해외 판매는 미국 신차 수요 감소 직격탄을 맞으면서 45.3% 감소했다.
르노삼성차는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72.4% 성장한 1만571대를 판매했다. XM3가 5,008대 팔리며 성장을 주도 했고, QM6(3,963대), 캡처(450대)가 뒷받침했다. 하지만 수출 물량은 지난해 5월보다 83.2% 급감했다. 4,000~5,000대에 달했던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 종료되고, 코로나19 여파로 꼴레오스(국내명 QM6) 수출이 64.9%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달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6.2% 감소한 1만1,929대로 집계됐다.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7,575대, 수출 711대를 포함 총 8,286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온라인 커머스, 홈쇼핑 등 구매채널을 다양화 하며 계약물량이 50% 이상 증가했지만, 공장 휴업으로 실제 판매는 지난 지난해 5월보다 25% 가량 감소했다. 다만 코란도의 경우 ‘리스펙’ 모델 출시로 유일하게 전년 동월 대비 15%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은 주요 수출국의 코로나19 여파로 68.1%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해외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내수 성장으로 버티는 형국”이라며 “6월 이후 개소세 인하율이 70%에서 30%로 줄어들면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수 있어, 해외 시장 정상화가 산업 안정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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