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선 유현주(26ㆍ골든블루)만큼이나 주목 받는 복학생이 있다. 2부투어에서 활약하다 3년만에 정규투어에 복귀한 안소현(25ㆍ삼일제약)이다. 특유의 밝은 미소와 화사한 패션으로 시선을 끌고, 대회에서도 환상적인 칩 인 버디를 기록하는 등 명장면을 남기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31일 막 내린 E1 채리티오픈 최종 4라운드 마지막 홀(9번홀)에선 환상적인 그린 공략영상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의 이번 대회 최종성적은 3언더파 285타로, 이번 시즌 3개 대회 가운데 가장 높은 위치에서 마무리했다. 대회를 마치고 만난 그는 자신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많은 관심을 반은 데 대해 “부담이 되기보단 힘이 된다”고 했다.
골프인생은 평탄치만은 않았다. 2013년 KLPGA에 입회한 뒤 2017년 정규투어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 해 부진하면서 다시 2부투어로 내려갔다. 이후 ‘윗물’로의 복귀가 쉽지 않았지만, 지난해 시드결정전에서 풀시드를 따내며 올해 다시 정규투어를 누빌 수 있게 됐다.
정규투어를 누빌 수 있는 게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알게 된 그는 “시즌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굿 샷이 나올 때뿐만 아니라 미스 샷이 나와도 방긋 웃어넘겼다. 안소현은 자신의 인기 비결을 묻자 “밝은 미소”라며 또 한번 웃음을 빵 터뜨렸다. 화이트 톤의 밝고 화사한 옷을 입을 때 자신감도 높아진단다.
본인 또한 외모가 자신을 향한 관심이 큰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걸 잘 알지만, ‘실력’과 ‘외모’ 가운데 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물으면 고민 없이 실력을 꼽는다. 실력을 갖춰야 더 당당할 수 있단 걸 알기 때문이다. 체력에 대한 자신감도부터 올 여름 강행군에도 끄떡없을 거란 게 그의 얘기다.
가장 욕심이 나는 대회는 오는 18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기아한국여자오픈. 이번 주부터 제주에서 연달아 열리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과 S-오일 챔피언십에도 연달아 참가하는 그는 상반기가 끝나기 전 한 번쯤 실력으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임희정(20ㆍ한화큐셀), 조아연(20ㆍ볼빅), 박현경(20ㆍ한국토지신탁) 등 2000년대생의 성장에 대해선 “후배들의 활약이 자극제가 돼 더 뒤처지지 않게 연습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롤 모델은 절친인 신지애(32), 배선우(26). 그는 “특히 세계 정상에도 올라본 신지애 언니가 자신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가며 항상 도전하고 있는 모습은 꼭 닮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들에게 꾸준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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