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대리신청 기준 확대
내달 1일부터 홀로 사는 노인의 경우 자녀가 대신해 정부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그간 1인 가구 단독 세대주였으나 사회와 격리돼 재난지원금 신청과 수령에 제약이 많았던 군인과 교정시설 수감자도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재난지원금 신청 대리인의 범위를 확대한다고 31일 밝혔다. 세대주와 별도 가구로 돼 있는 배우자와 부모, 자녀도 세대주의 신분증만 있으면 대신 재난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는 게 골자다. 재난지원금은 가구 단위로 지급해 가구의 세대주가 직접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신청 편의를 확대하기 위해 신청 대리인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앞으로는 폭력ㆍ학대 피해자가 보호시설에서 지낼 경우 해당 보호시설의 장이 재난지원금을 대리 신청할 수 있다. 보호시설에 거주하는 피해자들이 재난지원금을 직접 신청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조처다.
재난지원금 수령 대상도 확대됐다. 행안부에 따르면 최근 열린 재난지원금 범정부 TF 회의에서 단독세대주인 수용자들에게 영치품이나 영치금으로, 군인에겐 지역사랑상품권이나 현금 형태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전 국민 대상으로 한 만큼 군인과 교정시설 재소자도 지급 대상으로 봤다”며 “국방부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구체적인 지급 시기와 방법 등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재난지원금 소외자 구제 및 대리 신청 확대 방안이 너무 늦게 나온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미 10가구 중 9가구 이상이 재난지원금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가구가 재난지원금 신청을 완료했으나 최대한 전 가구가 신청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 28일 0시 기준 재난지원금 수령 대상 2,171만가구 중 2,116만가구(97.5%)가 재난지원금을 받았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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