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폭력 미화” 이유
미국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또다시 ‘경고 딱지’를 붙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에 대한 면책조치를 축소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이 나온 지 반나절만에 보란 듯이 게시물 단속을 이어간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분노의 트윗’으로 맞불을 놨다.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이 숨진 뒤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 트위터에 “폭력배들이 (사망자인) 조지 플로이드의 기억을 불명예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썼다. 이어 그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통제하겠지만 만약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될 것”이라고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덧붙였다.
해당 글이 올라오자 트위터는 “이 트윗은 폭력 미화 행위에 관한 트위터 운영 원칙을 위반했다”는 안내문으로 원문을 가렸다. 다만 원문을 삭제하지는 않고 “공익 측면에서 이 트윗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며 ‘보기’를 클릭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작성한 원문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를 재차 거론하며 트위터사를 맹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계정에 “트위터는 중국이나 급진 좌파인 민주당이 내놓는 모든 거짓과 선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들은 공화당원, 보수파와 미국 대통령을 표적한다”면서 “230조가 의회에서 폐지돼야 한다”고 썼다. 그간 SNS 플랫폼들은 이 조항에 따라 이용자들이 올린 게시물과 관련한 법적 책임을 면제받으면서 일부 유해한 콘텐츠를 단속해왔다.
트위터는 앞서 26일에도 ‘우편투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경고 딱지를 붙였다. 이에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정보기술(IT) 기업에 부여한 면책권을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이를 입법화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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