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연루된 ‘별장 성접대’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사기 혐의를 인정받아 2심에서도 징역 5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는 29일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보호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5년 6월과 추징금 14억8,000만원을 선고했다.
윤씨는 2006~2007년 여성 A씨를 협박해 김 전 차관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과 성관계를 맺도록 하고, 직접 A씨를 성폭행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씨는 전 내연녀 권모씨에게 21억 6,000만원을 빌린 후 돌려주지 않는 한편, 이 돈을 갚지 않으려고 부인을 시켜 자신과 권씨를 간통죄로 고소하도록 한 혐의(무고), 총 44억원대에 이르는 사기 혐의도 받는다.
이번에도 2심은 1심처럼 사기 등 혐의는 유죄로 봤으나 성폭력 혐의 부분은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전문 심리위원의 보고서와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1심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성폭력 사건의) 피해 여성이 매우 고통스러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에 공감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사실의 인정과 법률적 판단은 공소가 제기된 범행에 국한될 수밖에 없어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공소시효가 지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윤씨에게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차관 역시 지난해 11월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무죄 또는 면소(공소권이 없어서 기소를 면해주는 것)를 선고받았다. 김 전 차관 재판부도 성접대는 사실로 봤지만,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면소로 판단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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