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식약처에 ‘해외의약품 특례수입’ 신청
중증 환자들 대상으로 투여…보건당국 “투약 지침 만들겠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첫 치료제로 인정 받은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국내에서도 치료제로 사용된다. 방역당국은 렘데시비르의 빠른 사용을 위해 특례 수입을 추진하고, 투약 방법 등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29일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중앙임상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렘데시비르 해외의약품 특례수입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앞서 28일 중앙임상위는 렘데시비르 도입 필요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방역당국에 제시했다.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 환자의 폐렴 치료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대체할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렘데시비르는 다국적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감염병 에볼라 치료제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임상시험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와 위약을 10일간 투여한 결과 위약군에 비해 렘데시비르 치료군의 회복시간이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은 렘데시비르를 신종 코로나 공식 치료제로 인정했고, 영국에서도 환자 투약을 준비 중이다.
해외의약품 특례수입은 감염병 위험 등으로 긴급히 도입해야 하는 의약품에 대해 수입 허가ㆍ신고절차를 생략하는 제도다. 중대본의 신청에 따라 식약처의 국가필수의약품 안전공급협의회와 질병관리분과위원회가 도입 필요성을 검토한 뒤 특례수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최종 승인이 나더라도 약품 확보가 쉽지 않아 실제 환자에 투약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지금 제약사(길리어드 사이언스)도 약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실제 사용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보급하고 있다”며 “약품 사용에 대한 절차를 준비하고 약품을 확보하는 두 가지 경로의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렘데시비르는 주로 중증 환자들의 신종 코로나 치료에 사용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NIH가 임상실험을 할 때도 어느 정도 중증도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했다”며 “중앙임상위도 코로나19 환자 중 폐렴이 있고 산소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중증도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하라는 의견”이고 말했다. 투약 후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어 우선 5일 정도 투약을 진행한 뒤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 투약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렘데시비르 도입을 앞두고 안전한 사용을 위한 투약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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