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ㆍ전문가 “가능성 낮다” 재확인
체외 바이러스 생존기간 24시간…“불안하면 받은 뒤 손 씻으면 안전”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 작업자들의 작업용 모자와 신발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식을 접한 이용자들 사이에서 택배 상자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방역당국은 “가능성이 낮다”며 재차 선을 그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8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물류센터 내) 작업자들이 쓰는 모자 또는 작업장에서 신는 신발 등에서 채취한 검체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가 확진자의 체내에서만 검출된 것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바이러스가 작업장과 작업복 곳곳에 튄 만큼 택배 상자에도 비말(침방울) 등의 형태로 묻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가정에도 전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체외 생존기간이 길지 않은 바이러스의 특성상 택배로 인한 전파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강조한다. 지난 3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센터(CDC), 프린스턴대 등의 공동 연구결과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택배상자나 포장재로 많이 쓰이는 골판지 표면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이 약 24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택배상자에 감염자의 비말이 묻었다 해도 소비자에 배송되는 시간 동안 바이러스가 사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근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도 감염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는 이유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도 이날 오전 기자설명회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도 중ㆍ장거리 택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감염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재확인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택배상자 표면에 비말이 묻어있을 가능성이 0이라 할 순 없지만, 생존기간은 길지 않아 전파 확률은 낮다”며 “개봉 후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기본 위생수칙을 잘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