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계약직은 생계 걱정에 아파도 쉬기 어려워”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이어 고양 물류센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센터가 폐쇄된 가운데 물류센터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는 내부 직원의 폭로가 나왔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직원 A씨는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물량이 늘어나 사측에서 빨리 하라는 문화가 많이 발생하고 (일을) 빨리 진행하다 보니까 속도와 안전이 동일하게 갈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안전관리나 코로나19가 많이 등한시됐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A씨는 “마스크 착용을 다 인지하고 있지만, 근무환경이 영하 20도부터 상온까지 있다 보니 빨리 움직이다 보면 마스크가 젖는 경우도 있다”며 “마스크를 끼고 있어도 호흡을 위해 잠깐 내리고 있는 경우도 있고 거의 안 쓰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동료가 마스크를 안 꼈을 경우에 저희는 사원 간에 지시나 강요를 할 수 없도록 내규로 정해져 있어서 관리자들이 관리를 제대로 해줘야 한다”며 “빨리 하라고 하는 상황에서 누군가 (마스크 미착용자에게) 가서 마스크를 쓰게끔 하기가 좀 그렇다”고 설명했다.
또 관리자조차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았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서도 “맞다. 여러 명에게 의사 전달도 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마감 시간이 늦으면 (관리자가) 옆에 가서 마스크를 내린 채 빨리 빨리 해달라고 말한다”고 인정했다.
‘아프면 쉬기’ 방역 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일용직은 하루 생계형이 많은데 만약 장기간 안 나오게 되면 근무확정 순위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렵다”며 “계약직도 3, 4일씩 쉰다고 하면 재계약 여부에도 불안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은 방역당국에서도 지적했던 바다. 박능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물류센터 특성상 단시간 내 집중적인 노동이 이뤄져 직장 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아프면 쉬기’ 같은 직장 내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집단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위험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생활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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