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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첫 등굣날 “마스크 바뀌면 어쩌나” 가슴 졸인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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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첫 등굣날 “마스크 바뀌면 어쩌나” 가슴 졸인 엄마들

입력
2020.05.27 17:51
수정
2020.05.27 19:3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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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 교문 앞 발열 검사 긴 줄… 들여보내고도 불안한 기색 역력교실 화장실엔 거리 두기 스티커… 학교 측도 밀집도 줄이기 안간힘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지, 말지 남편이랑 밤새 고민했어요.”

27일 서울 송파구 세륜초 앞. 일곱 살 딸 아이의 손을 잡고 세륜초 병설유치원으로 향하던 조현주(43)씨가 말했다. 그는 “수두처럼 겉으로 증상이 나타나면 피할 수라도 있지만, 무증상 감염이 많다고 하니 걱정”이라며 “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언제 종식된다는 보장도 없고 이제는 일상이 됐다는 생각에 결국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서울 송파구 세륜초 병설유치원 원아들이 27일 마스크를 쓴 채 등원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서울 송파구 세륜초 병설유치원 원아들이 27일 마스크를 쓴 채 등원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 2학년을 포함한 전국 학생 약 237만명이 이날부터 등교를 시작했다. 3개월째 썰렁하던 세륜초 등굣길도 오랜만에 붐볐다. 등교 시간이 가까워지자 엄마, 아빠 손을 잡은 어린 학생들이 교문 앞에 20~30m가량 줄을 섰다. 1명씩 발열 검사를 마치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다 보니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등교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마냥 설레고 들뜬 표정이었다. 반면 학부모들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학교와 학원 안팎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탓이다.

1학년 학부모 이혜령(38)씨는 “학교 간다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며 “마스크가 혹시라도 바뀔까 봐 아이 마스크에 빨간색 테이프를 붙여 표시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날부터 빠지는 건 마음에 걸려 보내긴 하지만, 주말 확산 속도를 보고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륜초는 첫 등교일인 이날 1, 2학년 총 202명 가운데 6명이 가정학습을 한다며 교외체험학습을 신청,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2학년 학부모 유모(36)씨도 “아이는 학교를 너무 가고 싶어했고 지금도 너무 신나서 들어 갔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마스크를 오랜 시간 써 본 적 없어 그 게 가장 걱정”이라고 했다.

등교 인원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긴급돌봄교실만 운영하던 학교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세륜초 5학년 담임 교사 박현지씨는 “책상마다 칸막이를 설치해 학생간 접촉을 최대한 배제했다”며 “화장실 바닥에도 발바닥 모양 스티커를 붙여서 학생들이 1m 간격을 유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또 밀집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1, 2학년은 주 2회(월, 수)만 등교하기로 했다. 세륜초의 경우 이번 주 중 등교일은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는 셈이다.

서울 송파구 세륜초 1, 2학년 학생들이 27일 등교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서울 송파구 세륜초 1, 2학년 학생들이 27일 등교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고3이 등교수업을 개시한 지 일주일째인 이날,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발생 여파로 전국 학교 곳곳이 문을 닫았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대구 수성구 오성고에서 고3 학생이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이 학생의 접촉자가 등교한 6개 학교(오성고ㆍ남산고ㆍ능인고ㆍ시지고ㆍ중앙고ㆍ경북예고)가 등교수업을 중지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해당 학생은 지난 20일 등교했고 다음날인 21일 자가진단에서 기침 증상으로 인한 ‘등교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 학생은 이에 따라 24일까지 자율격리 하다가 25일 다시 등교했다. 그러나 기침 증상이 계속돼 담임 교사가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고, 26일 확진 통보를 받았다.

인천 동구 만석초 1, 2학년도 등교 첫 날,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귀가 조치 됐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인 A(30)씨가 21, 22일 양일간 만석초의 긴급돌봄교실 지원 인력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A씨는 긴급돌봄교실 학생들의 원격수업을 돕는 업무를 했다고 인천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이날 서울 강동구 상일미디어고에서는 3학년 학생이 확진판정을 받아 수업 중이던 학생 전원이 귀가조치 됐다. 서울 지역에서 등교한 고3 학생이 확진 된 사례는 처음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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