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 완화와 맞물린 올해 미국 메모리얼데이(현충일) 연휴 기간 동안 미국 곳곳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랐다. 그간 자택 격리령에 따라 활동에 제한을 받았던 미국인들이 다시 외부 활동을 재개하면서 총기 사고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폭스뉴스 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간) 메모리얼데이 연휴인 23~25일 사이 미국 전역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크고 작은 총격 사건으로 9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흉기 난동 사고도 발생했다. 25일 오후 늦게 시카고 시내 한 아파트 인근에서 40대 여성이 이웃과 말싸움 도중 흉기로 상대방을 찔러 최소 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시카고 경찰은 연휴를 앞두고 총기 등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작전 센터를 개설했지만 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니언카운티에서는 23일 대규모 파티와 함께 총격전이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파티장 옆을 지나가던 차량에서 총이 발사되자 파티 참석자들이 응사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주 정부의 대규모 모임 자제 경고에도 불구하고 당시 파티에는 학기 종료를 자축하기 위해 1,000명에 가까운 10대 학생들이 모여 있었고 차량 200∼300대가 도로를 막은 채 주차돼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의 길거리 파티 현장에서도 같은 날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200여명의 청년이 데이토나비치의 도로를 점거한 채로 파티를 열었고, 누군가가 파티 현장에서 총을 쏘면서 최소 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도 23, 24일 양일간 최소 7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10대 소년 1명 등 4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카고 현지 언론 시카고트리뷴은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현충일 주말이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 역시 “세인트루이스의 난폭한 현충일 주말이었다”며 현지 경찰이 연휴 기간 발생한 총격 사건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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