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기피 현상에 성비 불균형 세대 맞물려
국내의 전반적인 혼인 감소 추세에도 한국 남성의 국제결혼은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보험연구원 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이 통계청 인구동향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최근 국제 혼인 증가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내국인끼리 결혼은 21만5,516건으로 2015년보다 24%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 남성의 국제결혼은 1만4,677건에서 1만7,687건으로 올랐다. 4년 연속 증가세다. 반면 한국 여성의 국제결혼은 6,597건에서 5,956건으로 떨어졌다.
국내 국제결혼은 1990년대 중반부터 급증해 2005년 남녀가 각각 3만719건과 1만1,637건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10년 간 내리막을 걸었다.
이후 2015년부터 한국 남성의 국제결혼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여성의 국제결혼은 국내결혼과 마찬가지로 계속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남자의 전체 혼인에서 국제결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95%에서 지난해 7.58%로 크게 올랐다.
이 연구위원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남자의 국제결혼 증가 배경으로 ‘결혼 기피 현상 속의 성비 불균형’을 지목했다.
결혼을 기피하는 풍조 속에 남녀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의 수) 불균형이 매우 심한 세대가 혼인 적령기에 접어들며 남자의 국제결혼 비중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국내 남녀 성비는 1984년생(현재 36세)부터 105를 웃돌고 있으며 1989년생(현재 31세)부터 1999년생(현재 21세)까지는 110에 달한다.
이 연구위원은 “결혼 적령기 남자의 성비 불균형은 앞으로 상당기간 심화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남자의 국제결혼 의존 현상이 지속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혼인 기피와 남자의 국제결혼 증가에 따라 늘어나게 될 1인 노인가구와 다문화 가정의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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