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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오 “골무원 장기근속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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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오 “골무원 장기근속 하고 싶어요”

입력
2020.05.26 17: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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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의 주니오가 울산 동구에 위치한 울산현대 클럽하우스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산=오지혜 기자
울산현대의 주니오가 울산 동구에 위치한 울산현대 클럽하우스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산=오지혜 기자

“골무원 오래하고 싶어요. 오래 할 수 있게 노력할게요.”

울산현대의 스트라이커 주니오(34)는 팬들에게 ‘골무원’으로 일컬어진다. ‘골’과 ‘공무원’의 합성어인 이 별명은 성실하게 골을 넣는 그의 모습을 본 따 만들어졌다. 정작 별명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주니오는 설명을 듣더니 “골무원을 오래하고 싶다”며 장기 근속의지까지 밝혔다.

주니오의 올 시즌 활약도 골무원답다. 그는 세 경기 모두 득점을 성공시켜 총 5골을 넣었다. 특히 상주상무ㆍ수원삼성을 상대로는 멀티골을 뽑아내며 연속으로 라운드 MVP까지 차지했다. 25일 울산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주니오는 “3~4개월간 공식 경기 없이 훈련에만 임해 에너지가 넘쳐 좋은 결과를 냈던 것 같다”며 “시작이 좋은 만큼, 앞으로 남은 경기를 더 자신감 있게 치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쉽지만은 않았다. 리그 도중에 코로나19로 고국인 브라질에서 친하게 지내던 이웃을 잃는 힘든 순간도 겪었다. 주니오는 “보건계 종사자인 아내의 오빠도 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됐고, 어머니랑 오래 인연을 이어 오던 친한 이웃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리그가 진행 중인만큼, 공과 사를 구분해 감정을 추스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주니오가 이토록 열심인건 패배의 쓴맛을 다신 보고 싶지 않아서다. 4년차 K리거 주니오에게 가장 쓰라린 기억은 지난해 준우승이다. 울산은 포항 스틸러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1-4로 대패해, 다득점에서 1점 뒤져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살면서 더는 느끼고 싶지 않은 순간’이라고 당시를 표현한 주니오는 “부상 시기도 힘들었지만, 지난해 우승컵을 놓친 순간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경기장을 찾았던 친구 에델(33ㆍ제주)과 가족의 위로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울산의 ‘핵인싸’라 여겨질 정도로, 선수들과 관계가 좋다. 실제로 인터뷰 내내 지나는 사람마다 그를 향해 인사를 했고 주니오는 윙크나 손 인사로 화답했다. 그래서 가장 친한 동료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한참 대답을 못하더니 활짝 웃으며 여러 선수들을 차례차례 소개했다. 주니오는 “정승현(26)과는 대화를 많이 하는 사이”라며 “김태환(31)은 장난을 너무 많이 쳐서 크레이지(crazy) 프렌드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이후로도 한참이나 동료들을 칭찬했다.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팀 분위기도 좋다. 울산의 ‘정신력’이 많이 성장했다는 주니오는 “작년에는 선제골을 내어주면 분위기가 가라 앉고, 따라잡기 힘들어 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실점해도 추격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지난해 아쉽게 2위에 그친 득점왕의 자리다. 주니오는 “스트라이커라면 누구나 꿈꾸는 목표”라며 “하지만 골은 목표가 아니라 열심히 하면 따라오는 대가성 결과물인 만큼, 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울산=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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