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삼진아웃’ 적용을 받아 퇴출 위기에 몰렸던 강정호(33)에게 현역 생활 연장의 길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에게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최대 3년의 중징계가 예상됐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강정호는 원 소속구단 키움과 복귀 절차만 마치면 내년 시즌 중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게 됐다. 강정호의 징계는 임의탈퇴 복귀 후 KBO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적용된다. 상벌위원회는 "과거 미신고했던 음주운전 사실과 음주로 인한 사고의 경중 등을 살펴보고, 강정호가 프로야구 선수로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같이 제재했다"고 설명했다.
강정호는 지난 20일 임의탈퇴 해제 신청서를 KBO에 제출했다. 그는 2016년 12월 피츠버그 소속으로 국내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기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징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당시 강정호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2차례 더 음주운전 사실도 밝혀져 미국 취업비자를 받지 못하면서 사실상 메이저리그 복귀도 무산됐다.
결국 마지막 선택지인 KBO리그 복귀를 택하면서 징계 수위에 관심이 쏠렸다. 한국 나이로 34세인 강정호가 만약 3년 실격 처분을 받았다면 사실상 현역 연장이 불투명했다.
강정호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김선웅 변호사(선수협 전 사무총장)는 이날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한 뒤 미국에 있는 강정호가 A4 용지 2장 분량의 반성문을 작성해서 자신을 통해 상벌위원회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내용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강정호가 큰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고, 최대한 겸손하게 활동하겠다, 봉사도 열심히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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