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오르네요. 지금부터라도 적금 넣는 셈 치고 한 주씩 사 모으렵니다.”
주식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 치우는 카카오 주식을 두고 이런 글들이 자주 눈에 띈다.
카카오는 코스피 대표 기업 현대차의 시가총액(주가와 주식 수를 곱한 총액)을 제치고 9위(우선주 제외)에 올라선 지 불과 3일 만인 25일 8위로 올라섰다. 올해 초 시총 20위권에 머물던 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시대’를 맞아 증시 판도를 뒤흔드는 대장주로 떠오른 셈이다.
◇시총 8위 등극 ‘파죽지세’
이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8.50%(2만1,000원) 급등한 26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또다시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폭락장에서 기록한 올해 저점(13만4,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100%의 상승률이다.
카카오 주가는 이달에만 44% 급등하는 등 그야말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총을 어느새 23조3,347억원까지 불렸다. 이날 LG생활건강(21조8,655억원)을 제치며 시총 8위에 오른 데 이어, 7위 삼성SDI(23조9,301억원)까지 바짝 추격하고 있다.
파죽지세 주가에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잇달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일부는 이달 초 23만~24만원이던 목표주가를 30만원까지 높였지만 이마저도 “아직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 ‘언택트’ 잠재력 어디까지?
카카오의 폭발적 상승세는 언택트 경제 확산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불을 댕긴 언택트 생활의 일상화는 쇼핑, 금융, 온라인 광고, 콘텐츠 등 카카오의 주력 사업에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사실상 언택트 시대의 ‘시대주’로 등극했다”며 “카카오가 지난 4, 5년간 손실을 감수하고 투자해 온 언택트 플랫폼 사업들이 코로나19란 시대적 흐름을 만나 막강한 잠재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평가는 올해 실적 전망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 카카오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107% 증가한 약 4,280억원으로 점치고 있다. 카카오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 올해 1분기 매출 8,684억원, 영업이익 882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최대 실적(분기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톡 기반 광고 플랫폼인 톡보드 중심의 공격적인 성장을 중심으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신규 사업의 수혜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개미가 끌어올린 주가는 ‘우려’
최근 카카오, 네이버 등 온라인 소프트웨어 종목의 급등세로 코스피의 근본 판도가 바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중심 코스피 시총 순위에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이란 글로벌 트렌드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언택트 수혜주의 과열 가능성은 우려 대상이다. 최근 주가가 개인 매수세를 중심으로 오른 만큼 주가 조정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개인은 카카오 주식 91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외국인(19억원)과 기관(-920억원)과는 상반된 행보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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